[뉴스토마토 박미정기자]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MP3와 PMP 시장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한때 MP3나 PMP를 제작하는 중소 업체들은 대기업보다 제품을 더 잘 만든다는 찬사를 받기도 했지만, 현재는 실적 악화라는 쓰라림을 맛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기업은 신제품 개발로 활로를 찾는 한편, 해외 시장과 B2B 시장 등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킨다는 방침이다.
◇ 스마트폰, MP3·PMP 시장 '잠식'
용산의 한 전자기기 전문매장 운영자는 "큰 거래처가 지난해 부도가 나면서 올해부터는 MP3 거래가 끊겼다"고 말했다.
다나와(119860) 자료에 따르면 MP3와 PMP의 전체 판매량이 지난 1년 사이에 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영상 재생 MP3의 판매부진이 두드러졌다.
학습용 기기를 원하는 학생 층이나 음악ㆍ동영상 기능만을 필요로 하는 일부 고객층은 여전히 MP3나 PMP를 찾고 있지만, 스마트폰의 등장에 따른 시장의 전반적인 변화는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김유진 다나와 제휴마케팅1팀 CM은 "스마트폰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이 포터블 기기"라며 "스마트폰이 비슷한 기능을 제공하는 마당에 굳이 소비자들은 고가의 PMP나 MP3를 구입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말했다.
◇ 중소 IT 단말기 업체, 나란히 실적 부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중소 IT기기 업체들의 실적에서도 이같은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코원(056000)시스템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91억1177만원으로 2009년보다 17.8% 감소했다. 매출액(1211억5642만원)은 10.6%, 당기순이익(74억1094만원)은 54.3% 줄어들었다.
아이리버(060570)는 지난해 매출 1072억원, 영업손실 200억원, 당기순손실 28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009년보다 25% 감소했다.
또
아이스테이션(056010)은 매출액 579억원, 영업손실 266억원, 당기순손실 42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009년보다 2.7% 줄어들었다.
정근해 우리투자증권 스몰캡 팀장은 "플랫폼이 빠르게 바뀌고 있어 순간순간 더 좋은 기계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이클이 너무 짧아지기 때문에 이들 기업의 주력사업인 IT기기의 유동성도 너무 커 시장 전망이 어렵다"고 말했다.
◇ 사업 다각화로 활로 모색
이에 대처하기 위해 해당 업체들은 다양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코원은 MP3·PMP 생산을 계속하는 한편 제품군 확대를 추진한다. 곧 MP3와 PMP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고 태블릿PC도 올해 안에 내놓을 계획이다.
이인석 코원 홍보팀 과장은 "매출이 지난해만 못하지만 모바일 디바이스 사업을 접을 생각은 없다"며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리버도 MP3·PMP·전자사전 신제품을 새학기 시즌에 맞춰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전자책에도 집중해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태블릿PC도 다음달 쯤 출시하고 B2B 시장으로 상품 기획력과 디자인 능력을 특화시킬 계획이다. 지난해
KT(030200)와 협력해 인터넷 화상전화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도 KT와 협력한 유아용 교육 로봇을 다음달 판매할 예정이다.
아이스테이션은 3D사업에 희망을 걸고 있다. 오는 5월 3D 디스플레이 패널 양산 라인 공사를 마친다.
설명환 아이스테이션 과장은 "사업 구조조정 후 지난해 가을부터 기존의 인프라를 점검해왔다"며 "3D 패널은 기본적으로 불량률이 높은데 우리는 기술력이나 인력 비용에서 경쟁력이 있어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대기업과 B2B사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진 다나와 CM도 "MP3나 PMP는 사용목적이 뚜렷한 만큼, 전문 기기로 특화시키고 가격 경쟁력을 갖춘다면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뉴스토마토 박미정 기자 colet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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