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29년 '코스콤 지킴이' 정재동 상임감사, '박수칠 때 떠난다'

증권업계 공인인증서 사업 이뤄내
한 직장 내 전부서 순환 근무한 유일 인물

입력 : 2011-03-30 오후 2:42:08
[뉴스토마토 박제언 기자]  불합리한 정권에 저항하던 77학번 운동권 학생이 정의를 외쳤던 댓가로 취직이 안되던 시절, 우연히 입사한 한국증권전산에서 30년 넘는 역사를 함께 하다 마침내 명예로운 퇴진을 하게됐다.
 
토마토TV는 34년 코스콤 역사 중 29년간 여러 직책을 두루 거쳐 '코스콤의 달인'이 된 정재동 상임감사(사진)를 만났다.
 
정 감사는 30일 상임감사직을 마지막으로 코스콤에서 아름다운 퇴임을 하게 된다.
 
일반인들은 정 감사의 이름이 생소하지만 그의 업적은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사용하는 주식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것이 아니다. 그가 바로 증권업계에서 통용됐던 공인인증서 개발을 주도한 인물인 까닭이다.
 
정 감사는 매년 400억원의 적자를 내던 인증서 사업을 4년간 2명의 사장을 설득시켜 개발에 성공한 입지전적의 인물이다. 마음 고생도 심했지만 공인인증서는 반드시 코스콤에게 필요한 사업이고 성공 가능한 사업이라고 굳게 믿었기 때문에 업무를 추진할 수 있었다. 이제는 정 감사가 주도해 개발한 프로그램이나 시스템으로 코스콤이 벌어들이는 매출이 연간 1500억원 가량 될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코스콤에 재직하면서 신입사원으로 들어와 모든 부서를 거쳐가고 9년간 임원생활을 한 유일한 인물이기도 하다.
 
정 감사는 본인의 회사 생활을 압축 요약해 '직책별 리더십'을 주제로 임직원을 대상으로 지난 28일 '마지막 강의'를 했다. 신입사원 시절부터 임원이 되기까지 직책별로 필요한 리더십을 본인의 예로 알기쉽게 풀어 직원들에게 노하우를 전달했다. 직장상사의 마음을 얻기까지의 일화 중 '내기 당구'를 매일 같이 쳐 져준 이후 직장생활이 남들보다 편해졌다는 이야기가 나올 때는 좌중의 폭소가 나오기도 했다.
 
또 정 감사는 '자랑은 내 삶의 활력소'라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직원들은 그가 말한 자랑들이 피나는 노력으로 일군 결실이라 인정한다. 실제 그는 부장직에서 본부장직으로 6개월만에 초단기 승진을 해 부러움과 시기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정 감사는 본인 혼자의 힘으론 지금까지의 성과물을 이뤄낼 수 없었다고 강조한다. 실제 강연 중 그는 과거 교통사고로 목숨까지 잃을 뻔하며 조달청에서 인증서 수주건을 성사시킨 동료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코스콤과 어느덧 혼연일체가 된 정 감사는 회사가 더 밝은 미래를 위해선 민간 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율배반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코스콤은 공공기관으로서 의무를 다하되 민간기업식의 경영으로 업무효율성과 능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업무 특성상 이직이 다른 직종보다 더 많은 여의도 증권가에서 30여년간 한 직장에서 버팀목 역할을 해온 그는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고 본인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무언가를 찾기 위해 여의도를 잠시 떠날 참이다.
 
▲ 정재동 코스콤 상임감사 = 서울출생, 대광고 졸업, 연세대 수학과 졸업, 연세대 산업대학원·숭실대 정보공학원 박사학위 취득, 한국증권전산(코스콤) 전자인증사업부장·신사업개발본부장·경영지원본부장·시스템사업본부장·상무이사·전무이사·상임감사 역임
 
뉴스토마토 박제언 기자 empero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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