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진욱기자] 홈플러스가 대대적으로 발표한 ‘착한 서비스’를 놓고 고객에게 과연 실효성이 있는 정책인지 논란이 일고 있다.
홈플러스는 30일 “‘착한 기업’ 홈플러스가 ‘착한 서비스’ 선언을 통해 대형마트의 더 나은 고객서비스 문화를 이끌어 나가겠다”며 “‘기다리지 않는 계산대 그린라인’ 도입과 ‘계산착오 보상제’ 실시, 1만명의 ‘착한 서비스 리더’ 임명 등 ‘착한 서비스’ 실천으로 대형마트의 고객 서비스 향상과 더 나은 쇼핑문화 조성을 위해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홈플러스 영등포점에서 열린 ‘착한 서비스 실천 발대식’에는 도성환 홈플러스테스코 대표, 이응암 홈플러스 영업운영부문장 등 그룹 고위 임원과 각 점포에서 대표로 차출된 착한 서비스 리더 20명, 홈플러스 고객 대표 30명 등 약 70여명이 참가해 ‘착한 서비스’ 실시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이 같은 대대적인 홍보에도 불구하고 홈플러스가 이날 발표한 ‘착한 서비스’가 고객이 실감할 만큼 ‘착한’ 역할을 하긴 힘들어 보인다.
먼저 ‘기다리지 않는 계산대, 그린라인’의 경우 실질적인 계산대 확대가 없어 그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홈플러스는 ‘그린라인’에 대해 계산대 안쪽에 그어진 그린라인 바깥쪽에 고객이 대기할 경우 즉시 다른 계산대를 열어 신속한 계산을 도와주는 새로운 개념의 계산대 서비스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를 위해 홈플러스는 점포 직원을 대상으로 약 2개월에 걸친 교육을 통해 자기 업무 이외에 언제라도 계산 업무를 지원할 수 있도록 5000명의 인력을 양성, 기존보다 2배 늘어난 총 1만명의 계산 가능 인력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한 마디로 그냥 놀리는 계산대 없이 대기행렬이 길어질 경우 주위에 있는 직원이 쉬고 있는 계산대를 열어 고객의 빠른 계산을 돕는다는 것이 ‘그린라인’의 요점이다.
하지만 이 같은 ‘그린라인’의 효과는 실제 고객이 대거 몰리는 주말에는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는 현재 주말에는 거의 모든 계산대를 쉬지 않고 돌리고 있지만 길어진 대기행렬을 줄이지 못해 왔다.
무인계산대를 도입하고 소액결제 계산대를 따로 두고 있지만 손님이 몰리는 주말에는 고객들이 계산을 위해 상당한 시간을 소비하고 있는 실정이다.
계산 가능 인력을 늘린다고 해도 계산대 개수 자체를 늘리지 않으면 ‘그린라인’의 효과는 손님이 많은 주말에는 기대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홈플러스는 별다른 계산대 확장을 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그린라인’ 시행 이후에도 주말 홈플러스 매장 계산대엔 길게 늘어선 고객들의 대기행렬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홈플러스가 ‘그린라인’과 함께 발표한 ‘계산착오 보상제’ 역시 실제로는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내용이다.
홈플러스는 이미 수년 전부터 ‘계산착오 보상제’를 실시해오고 있다.
홈플러스 매장 곳곳에는 직원의 계산 착오 시 5000원 상품권으로 보상한다는 구매시점광고(POP)물과 안내문구가 개시돼 왔다.
보상 금액을 높이는 등의 최소한의 손질도 없이 이미 시행하고 있는 제도를 그대로 가져와 마치 새로운 것처럼 홍보한 것이다.
홈플러스의 ‘착한 서비스’에 대해 업계도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대형마트에선 이미 수년 전에 ‘그린라인’과 비슷한 내용의 서비스를 실시해 오고 있다”며 “계산대를 늘리지 않고 단순히 계산 가능 인력을 늘리는 것만으론 주말과 같은 피크타임에 대기행렬을 줄이는 데는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계산착오 보상제’ 역시 이미 시행하고 있는 제도를 그대로 가져온 것으로 최근 ‘착한’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는 홈플러스가 무리한 홍보를 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관계자는 “주말의 경우 ‘그린라인’ 효과가 원래 계획대로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평일에는 그 효과가 제대로 구현될 것”이라며 “’계산착오 보상제’의 경우 그 동안 꾸준히 시행돼 왔지만 아직도 해당 내용에 대해 모르는 고객들이 많아 ‘착한 서비스’ 실시와 함께 고객들에게 널리 알려 소비자 혜택을 늘리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