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금융지주사들의 회장들이 사외이사 선임에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2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회사 지배구조 리스크 완화 방안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이시연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사 선임, 연임 등에 경영진의 영향력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위원은 "특히 금융사의 경우 경영진의 장기 집권이 빈번하고 그 권력이 깊이 구축되면서 기존 경영진에게 포섭된 이사회가 이사회내 추천위원회를 통해 동일한 성격의 이사회를 생산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렇듯 서로가 서로를 재선임 추천하다보니 자기집단화가 쉽고, 기존 경영진에 우호적 집단이 재생산된다"며 "사외이사 재선임시 평가 결과가 제대로 반영되는지 불투명하고 지주회장들이 사외이사추천위원회에 들어가 독립성 확보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 재작년말
KB금융(105560)지주의 경우 당시 강정원 행장을 회장으로 선임하는 과정에서 사외이사 간 독단과 내부 결정으로 큰 논란을 빚은 적이 있다. 당시 강 전 행장은 결국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작년 9월 시작된
신한지주(055550)의 신한 사태의 경우에도 라응찬 전 회장이 사외이사 선임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사외이사 무용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대안으로 이 연구위원은 "모든 이사들을 선임하는 통합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만들고 위원장은 사외이사가 맡아야 한다"며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할 때 회장이 직접 추천하거나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스크 관리와 관련해 이 연구위원은 이어 "해외은행들은 금융위기 후 리스크위원회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금융회사 재직 경험의 전문가 비중이 높다"며 "그러나 국내 4대 시중(KB, 신한,하나, 우리)은행은 대부분 금융관련 연구직 혹은 감독기구 재직경험만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경영진 유고 등 급작스런 사태에 대비해 "상황별로 이사회가 경영권 승계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사회 운영 대안에 대해 이 연구위원은 "이사의 임면, 적격성, 평가와 보상 등을 엄격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이사회 운영체계에 대해 지속적인 실태 감시와 평가가 필요하다"고 끝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