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리스크 관리 실패로 수익성 줄줄이 '↓'

증권사, 리스크 관리 실패로 수익성 줄줄이 '↓'

입력 : 2011-04-18 오후 3:49:47

[뉴스토마토 김소연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지난해 채권평가손실과 거래대금 축소에 따른 수익 감소 등 리스크 관리 실패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0회계연도(2010년 4월~2011년 3월)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30% 이상 하락한 곳은 적자 전환한 유진투자증권(001200)을 비롯해 동양종금증권(003470), 교보증권(030610), 대신증권(003540), 한화증권(003530), 유화증권(003460), 신영증권(001720), 한양증권(001750), 메리츠종금증권(008560), 하나대투증권 등이었다.

이중 증시 조정에 따른 거래대금 축소를 영업이익 감소 원인으로 꼽은 곳은 교보증권(030610)과 대신증권(003540) 등 6개 증권사였다.

동양종금증권(003470)과 한화증권(003530), 하나대투증권 등은 금리 인상으로 채권관련 수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빅 3 증권사 중 현재까지 잠정실적을 발표한 대우증권(006800)과 우리투자증권(005940)도 외형과 성장 모두 전년대비 줄어 부진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대우증권(006800)은 지난해 영업수익과 영업이익이 각각 23.30%, 19.44% 감소해 3조5218억원과 3319억원을 기록했다. 우리투자증권(005940)도 영업수익과 영업이익이 각각 30.61%, 9.37% 줄어 3조7686억원과 176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이 이처럼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은 리스크 관리에 취약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변동성확대, 채권평가손실 등도 큰 범주에서 보면 다 리스크 관리에 속한다”며 “특히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은 채권금리가 왔다 갔다 하면서 크게 벌었다가 크게 깨졌다”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대우증권(006800)과 우리투자증권(005940)은 각각 중국고섬(950070)과 한전KPS(051600) 물량을 떠안으면서 IB쪽 실수도 있었다”며 “이런 문제들이 해소가 됐기 때문에 시장이 상승세고 증권사에서 판매한 건설사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만 문제가 없으면 향후 실적은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선호 KB투자증권 연구원도 “증권사 실적 악화는 2월 채권평가손이 반영되고 회사별로 유가증권 평가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라며 “일단 4월부터 거래대금이 10조원 수준까지 증가한 덕분에 브로커리지 수익이 개선될 것이고 금리도 동결해 채권평가손실이 없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그러나 “증시가 상승세긴 하지만 최근 건설사 부실 문제로 심리가 안 좋다”며 “건설사 CP(기업어음)가 증권사 실적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