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일반 회사원으로 입사, 승승장구로 임원 승진, 퇴출, 오너 경영, 재계 대표.
불과 10년만에 연매출 30조원의 글로벌 그룹을 일군 강덕수(
사진,62)
STX(011810)그룹 회장의 이력이다.
강 회장은 업계에서 실패와 좌절 속에도 끊임없는 혁신과 과감한 시장개척을 통해 성공신화를 써 온 입지전적인 인물이란 평가받고 있다.
◇ 샐러리맨 신화..21세기 글로벌기업 만들기
강덕수 회장은 지난 1973년 쌍용양회에 입사한 후 쌍용중공업을 거치며 27년간 쌍용맨으로 근무하다 외환위기 당시 쌍용중공업의 퇴출과 함께 첫 번째 실패를 경험했다.
하지만 쌍용중공업의 최고경영자로 복귀하며 재기에 나섰고, 최대주주로 올라서며 자신이 근무하던 기업의 오너 경영인으로 변신했다.
그는 2001년 이후 '대동조선'(현
STX조선해양(067250)), 2002년 '산단에너지(현 STX에너지), 2004년 '범양상선'(현
STX팬오션(028670)), 2007년 '아커야즈'(현 STX유럽), 2009년 '하라코산유럽'(현 STX솔라) 등을 차례로 인수하고 STX엔파코(현
STX메탈(071970)), STX중공업, STX건설, STX다롄 등을 신규 설립하며 단기간에 STX그룹을 업계 12위로 끌어올렸다.
특히 지난 2000년 수직계열화에 나서며 매출 2605억원을 기록했던 STX그룹은 설립후 2008년 28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8년만에 매출이 106배나 늘어난 것이다.
STX그룹의 올해 목표는 수주 39조원,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1조 2000억원이다.
◇ 글로벌 행보..현장경영 중시
지난 2009년 조선업계에서는 유일하게 전경련 부회장으로 추대되면서 세계 1위의 국내 조선업계를 대표하게 된 강덕수 회장은 글로벌 광폭 경영에 나서며 끊임없이 '현장'을 강조하는 경영자로 유명하다.
국내 조선산입이 침체기에 접어든 지난해 강 회장은 지구를 한 바퀴 반 이상 도는 총 5만5000킬로미터(km)를 이동하며 5개 대륙 12개국을 방문했다.
특히, 강 회장은 지난해 이라크 정부와 일관공정 제철단지·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을 협의하기 위해 방문할 당시 주변 호텔들에 대한 연쇄 폭탄테러에도 출장을 주저하지 않을 정도로 사업에 있어선 물러섬이 없었다.
이처럼 1년의 절반가량을 해외 현장에 머물며 오너 스스로 영업맨이 되길 자처하던 강 회장은 행동하는 경영자로 또 다른 샐러리맨 신화를 꿈꾸는 후배 경영인에게 영원한 멘토가 되고 있다.
◇ "1만명 인재, 1조 이익과도 안바꿔"
강 회장은 업계에서도 남다른 인재 사랑으로 유명하다.
그는 많은 회사를 인수합병(M&A)하면서도 피인수기업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오히려 더 좋은 조건을 약속해왔다.
강 회장 스스로도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지난 2005년 첫 그룹 공채 당시 440명의 신입사원을 뽑았던 순간을 꼽는다.
이처럼 우수한 인재들이 결국 STX의 미래를 이끈다는 경영철학은 다양한 회사들이 결합한 STX가 오히려 더욱 끈끈함을 보일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인 셈이다.
그는 또 2004년부터 지주회사 체제를 도입하며 복잡한 순환출자구조에서 벗어났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통해 지주회사와 자회사간 간극을 좁혔다.
뿐만 아니라 성장 파트너로 협력사의 가치를 이해하는 인물로도 유명하다.
STX그룹이 10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창의와 도전 정신을 가진 강덕수 회장 자신의 노력과 함께 현장경영·인재사랑·투명한 기업경영·상생협력이란 원칙을 갖고 자신을 낮출줄 알았던 회장 자신의 또 다른 리더십이 있었기 때문이다.
뉴스토마토 김세연 기자 ehou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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