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빅뱅 앞에 놓인 암초들이 만만치 않아 이들의 향후 주가를 예측하는 것도 어려워진 상태다.
◇우리금융 민영화, 기대 보단 불확실성이 아직은 더 크다
우리금융은 민영화 작업이 중단된지 5개월 만에 다시 시작됐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17일 민영화 작업 재개를 위한 새로운 매각방안을 발표했다.
증권가에서는 우리금융 민영화를 통한 메가뱅크 탄생 기대감 보다는 잡음과 불확실성이 아직은 더 큰 상태라는 반응이다.
우리금융 측이 산은금융에 힘을 실어준 금융 당국의 방침에 반기를 들고 있는 상태라 향후 민영화가 순탄치 않을 수 있다 것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홍헌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 민영화 과정에서 인수 주체, 인수 가격 등 본격적인 윤곽이 나오기까지 확인할 것들이 산적해 있다"며 "아직은 모든 게 불확실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홍 연구원은 "향후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금융 지분 56.97%이 매각된 이후 소액주주 지분 처리방안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민영화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유력 인수후보인 산은금융지주가 우리금융을 인수하게 된다면 엄밀히 말해 민영화는 아니다"라며 "다만 메가뱅크로 재탄생한다는 점에서 우리금융 주주는 손해볼 건 없다"고 밝혔다.
한 연구원은 "향후 주인이 바뀐 우리금융이 효율성을 제고해 기업가치가 향상될지와 구체적인 합병비율이 주가를 결정짓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지주, M&A 불확실성 vs 저평가
하나금융지주는 외환은행 인수가 무산될 수도 있는 위기에 처해있다.
지난 주 금융당국 승인보류 이후 론스타는 17일 하나금융지주 측에 외환은행 매각 계약 연장에 대한 결정을 이번 주말 안에 전달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의 M&A가 성사되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론스타가 외환은행 계약을 5월 이후로 연장하는 데 동의하거나 하나금융지주가 당국 승인을 기간내 얻어야 한다.
국내외 증권사들은 이 두 시나리오의 가능성을 현재로서는 가늠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가운데 외국계 증권사는 하나금융의 가격 매력을 눈여겨 보라고 조언했고, 국내 증권사는 좀 더 유보적인 자세를 취했다.
UBS증권은 17일 "외환은행 인수 승인 보류가 발표되면서 예상대로 주가가 크게 출렁였으나 매도 압력이 곧 마무리되면서 주가가 서서히 항복 단계에 접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환은행 인수를 고려하지 않은 기준에서 보면 밸류에이션이 장부가치의 절반에 그칠 정도로 낮아졌다는 논리다.
UBS증권은 "증자를 위해 발행한 주식을 되사는 방안(buyback)이 추진된다면 하나금융의 자기자본이익률(ROE)과 목표가를 외환은행 인수와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는 M&A 불확실성을 반영해 하나금융의 목표가를 5만6000원에서 4만63000원으로 낮췄지만, 가격 매력을 이유로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골드만삭스는 "단기적으로 주가 압박 위험도 있으나 업계 평균 0.87배를 밑돌고 있는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좀 더 신중한 자세다.
유진투자증권은 "하나금융이 향후 M&A 파기 가능성으로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나 향후 인수든 무산이든 최종 확인될 때까지 목표가 5만원, 투자의견 '보유'를 유지하며 이후 다시 의견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단, 외환은행에 대해서는 "태업으로 인해 고객 이탈이 불가피하고 1분기 실적도 부진했다"며 투자의견 '매도', 목표가 9만5000원으로 낮췄다.
뉴스토마토 권미란 기자 kmir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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