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外人, 괜히 파는 것 아니다"

증권街 "조정장 한달가량 이어질 듯"

입력 : 2011-05-19 오후 4:01:57
[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국내증시 변동성이 심상치 않다. 굵직한 호·악재 하나쯤 나와야 보일 법한 1~2%대의 변동폭이 하루가 멀다하고 펼쳐지고 있는 것.
 
19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40.27포인트(1.89%) 떨어진 2095.51에 장을 마치며 전날의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딱히 불거진 악재는 없었다. ▲ 인플레이션 압력 ▲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 ▲ 유럽 재정위기 모두 시장에 익숙한 재료들이다.
 
전일 코스피가 1% 이상 급등 마감했을 때에도 기관이 샀다는 수급적 요인 외엔 특별한 호재를 찾을 수 없었던 바, 이처럼 종잡을 수 없는 장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인 지 여부에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선 지수 변동성을 초래하는 주범이 외국인이라는 데는 큰 이견이 없어 보인다. 6거래일째 매도로 일관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현물시장에서 3878억원의 매도물량을 쏟아낸 것에 더해 선물시장에서도 1774계약 '팔자'로 지수에 부담을 줬다. 한마디로 외국인이 선·현물을 '쌍끌이' 매도해 시장을 주저앉힌 것이다.
 
외국인은 왜 이리 국내주식을 파는 걸까. 전문가들은 외국인과 국내 시장 참여자들이 가진 '눈높이'의 차이를 지적한다.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연간 10% 내외의 증시 조정은 언제든 나올 수 있는데, 그간 국내증시가 쉬지않고 올라온 까닭에 시장이 지나치게 '강세 마인드'"라며 "조정의 가능성을 조금 더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보기에 국내주식이 결코 싼 것은 아니라는 진단이다.
 
이 센터장은 "알다시피 기업들의 1분기 이익은 예상만 못했는데 주가는 호실적을 반영해 오를 대로 올랐으니, 지금은 조금 쉬는 게 당연하다"고 밝혔다. 현재로선 유일하게 지수 상승을 이끌 요인이 유동성인데, 이 재료만 갖고 주가가 움직일 때에는 최근 지수추이처럼 변동성이 심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정국면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 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한 달 정도는 조심스럽다는 반응이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다음달 중순까지는 유럽의 그리스 지원 문제, 미국의 제2차 양적완화 종료 문제 등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지수가 추가 조정받거나 기간조정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럽에선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이날 사임을 표함에 따라 그리스 지원에 부정적 입장인 독일의 입김이 세져 재정 불안을 연장시킬 수 있다는 판단이다.
 
조 연구원은 "하지만 양적완화의 경우 미국이 추가 조치를 단행하지 않겠다는 거지 시중의 유동성을 거두겠다는 뜻이 아니다"며 "6월 들어서도 유동성이 여전하다는 것을 시장이 인지하면, 차츰 추가 상승여력이 확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계 증권사가 국내증시를 보는 시각도 유사하다. 김지성 노무라금융투자 한국 리서치헤드(상무)는 "하반기 국내총생산(GDP)과 기업실적이 바닥을 치고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지수가 먼저 반응할 것"이라며 "5~6월 안에 시장은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상무는 현 조정장에 대해 "지수가 오른 만큼 기업실적이 뒷받침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이번 조정이 끝나면, 오는 10월까지는 상승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실수라는 분석이다.
 
김 상무는 "하반기로 갈수록 인플레 압력이 심화되면 한은이 뒤늦게 금리인상에 집중할 것"이라며 "4분기쯤 시장 환경은 다시 열악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뉴스토마토 한형주 기자 han990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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