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비리·부실 온상된 저축은행, 위기탈출 '산너머 산'

검찰수사·국정조사로 정치권 공방 불붙어..곧 2차 구조조정 칼날 예고

입력 : 2011-06-01 오전 11:44:23
[뉴스토마토 박미정기자] 7개 저축은행 인수의향서 접수가 지난달 30일 마감됐지만, 유찰된 4개 저축은행의 재매각, 저축은행 관련 비리,  업계 2차 구조조정 등으로 저축은행 업계 위기는 여전하다.
 
부실 저축은행의 각종 비리가 터지며 저축은행 비리 사태 조사를 위한 국회 특별위원회 차원의 국정조사도 이번 달 중에 시작될 예정이다.
 
게다가 청와대와 민주당이 부실 저축은행 로비 의혹을 두고 난타전을 벌이며 전·현정권의 책임 공방까지 가열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일부 부실이 커진 저축은행들은 자체 매각을 통해 자본금을 늘리면서 '살아남기' 노력에 몰두하고 있다. 
 
◇ 2차 구조조정..2~3곳 퇴출 전망
 
지난 달 29일 금융당국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예보로 구성된 '저축은행 구조조정 태스크포스(TF)'가 2차 구조조정 준비에 나섰다.
 
TF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저축은행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가운데 부실화한 대출채권을 넘기고 오는 7월부터 본격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설 계획이다.
 
검사 대상 중 절반 이상이 수도권 소재이며 업계 상위권 저축은행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2~3개 저축은행의 퇴출이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업계 특성상 저축은행 간 교류가 많지 않아 내부 사정을 상세히 알 수 없다"며 "어떤 곳이 퇴출이 될지 모르는 상태지만 대형 저축은행 한 곳의 퇴출 소문이 관계자들 사이에 오르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 실사로 금감원은 1일 PF 대출이 현재 여신건전성 분류 기준상 '정상' 또는 '요주의'에 해당되는 저축은행에 검사역을 보내 현장 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건전성 분류가 잘못됐거나 사업성이 나빠진 곳을 정상, 주의, 악화우려로 나눠 '악화우려' 사업장은 정상화 절차를 밟도록 할 방침이다.
 
더불어 전날인 31일 금감원은 저축은행이 보유한 해외 부동산 PF 대출에 대한 점검에도 착수했다고 밝혔다. 영업정지된 부산저축은행 5개 계열을 제외한 국내 저축은행 해외 보유 PF 대출채권은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1235억원이다.
 
금감원이 정옥임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2개 우량 저축은행의 해외 부동산 대출 잔액은 949억원으로 연체율이 73.4%에 달한다.
 
◇ 자체매각 나선 저축銀..회생 안간힘
 
금융당국이 부실 저축은행 정리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저축은행들은 자체 매각으로 자본금 확충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솔로몬저축은행(007800)은 계열사인 경기솔로몬저축은행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본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계 투자펀드 올림푸스캐피탈홀딩스아시아 등의 컨소시엄이 1000억원 안팎으로 경기솔로몬저축은행을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지난 3월 말 기준 BIS 비율이 -0.73%인 대영저축은행도 M&A가 진행 중이다. 홍콩계 헤지펀드 트라이브리지 인베스트먼트와 매각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으로 50억원을 받았다.
 
대영저축은행은 지난 달 16일 분기보고서에서 "외국계 펀드와 매매계약이 체결돼 에스크로우계좌에 50억원 상당이 입금됐다"며 "실사 후 약 500억원 유상증자를 할 예정이고 매각 후 예상 자기자본비율은 약 13%"라고 밝힌 바 있다.
 
W저축은행도 사모펀드 만기가 내년이기 때문에 올해 내 매각 작업이 진행될 전망이다.
 
W저축은행의 최대주주인 리딩밸류PEF(사모펀드)는 지난 2007년 설립돼 내년에 운용기간이 끝나 만기 이전에 기관투자자의 PEF 투자금을 회수하고 수익금을 분배해야 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존 대주주보다 역량있는 대주주가 들어온다면 업계 전체적으로나 고객들 입장에서도 긍정적일 것"이라며 "추가 자금 투하로 재무 안정성이나 경영 투명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박미정 기자 colet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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