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승현기자] 인간의 발자취가 달에까지 닿은 것이 이미 40년 전이지만 인류 진화의 가장 원초적인 문제인 ‘연애’는 여전히 어렵기만 하다. 남자와 여자는 DNA 염기배열이 99% 이상 같은 생명체지만 역사가 증명해 주듯이 이 둘은 아직까지도 서로를 이해하는데 서툴기만 하다.
요즘 ‘밀당’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른다면 ‘구세대’ 취급을 받는다. ‘밀당’은 ‘밀고 당기기’의 줄임말이다. 남녀의 연애 과정에서 상대의 마음을 먼저 빼앗아 오기 위한 신경전을 의미한다. 꽃다발 들고 상대방 집 창문 아래서 세레나데를 부르는게, 셰익스피어 시대의 방식이라면 ‘밀당’은 21세기의 연애전략의 알파와 오메가라는 얘기.
증시에서 ‘밀당’이 심하다. 5월 일평균 수출은 사상최대치 기록했고, 외국인들의 귀환으로 수급여건도 나쁘지 않지만 나머지 매듭을 풀기 위해선 아직까지 밀고 당기기를 좀 더 구경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의 추가 구제금융 지원과 관련된 논의 전개에 속도가 붙으면서 글로벌 증시의 투자 심리가 다소 개선되는 것처럼 보이더니 무디스가 신용등급 강등 시키면서 전날 뉴욕증시는 1년 중 최대치 폭락을 보였기 때문이다.
▲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전일 코스피는 보합 수준에서 등락을 반복하다가 소폭 하락세로 마감했다. 뚜렷한 모멘텀이 없는 가운데 그리스 재정위기, 미국 경기 둔화,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라 완전한 상승 추세의 복귀를 단언하기는 힘든 시점이다. 일단 그리스의 추가 구제금융 지원과 관련된 논의 전개에 속도가 붙으면서 글로벌 증시의 투자심리는 분명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잇따른 경제지표 부진에 따라 미국의 경기회복 속도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고, 6월 말 QE2의 종료 이후에도 자생적인 회복세를 이어나갈지에 대한 확인도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당분간 외부 변수에 따른 지수의 변동성을 열어두어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 오온수
현대증권(003450) 연구원=외국인의 귀환 이후 지수 저점이 확인되었고, 추세 복원이 진행되었다. 2030pt를 확인했던 5월26일 이후에 하루 2%가 넘는 등세가 두 번이나 나오며 20일 이평선을 강하게 뚫고 올라갔다는 점에서 시장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전고점 돌파를 기대하기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업종에 대해서는 기존 주도업종(자동차, 화학, 정유, 조선)에 대한 매수 관점은 여전히 유효할 것으로 본다. 주도업종은 반등과정에서 다소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겠지만, 결국 전고점 돌파는 기존 주도업종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김성봉
삼성증권(016360) 연구원=이제 주식시장에 남아 있는 이슈 중 가장 신경이 쓰이는 부분은 경기 모멘텀 둔화다. 이른바 G2로 불리는 중국과 미국 경기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중국 관련 경기 모멘텀이 하반기에 돌아설 수 있다는 시각을 유지한다. 미국 경제지표 가 일시적으로 둔화되는 모습을 보인다고 그 것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 이미 역사적인 고점 수준까지 치고 올라간 ISM제조업 지수 가 현재 가격대에서 추세적으로 상승세를 지속하는 것 자체도 어려운 일이다. 불안한 상승보다는 큰 폭의 하락 없는 안정이 주식시장에는 훨씬 더 좋은 영향을 준다. 6월 증시의 투자전략은 선점과 차별화다. 향후 국내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선점이, 그 자금이 지난 2년간 시장을 주도했던 자문사 중심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차별화를 대비한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기존 주도주인 자동차, 화학, 정유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은 계속 유효하다.
▲ 정유정
미래에셋증권(037620) 연구원=6월 시장은 5월 낙폭을 만회하는 흐름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 다만 탄력적 흐름보다는 단계적으로 높아지는 흐름에 무게를 둠. 실적이나 경기 측면에서 보아도 지수 상승 추세는 유효하다고 본다. 먼저 국내 기업들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을 보면, 화, 정, 자로 대변되는 기존 주도주 이외에도 최근 조선, 유통과 내구재 등 내수주의 실적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어 지수 저변이 확대되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다. 달러화 강세가 나타나더라도 국내 증시 외국인 매수 둔화 내지 매도 전환으로 비약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지난달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가 부진하며 경기둔화 우려를 자극하고 있지만, 이는 일시적 부진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이다. 또 미국 경기 둔화가 곧 국내 증시 부진으로 이어진다고 볼 필요도 없을 것. 2009년 3월로 돌아가 보면, 당시 미국 경기 반등은 늦었지만 중국과 한국 등 아시아 경기 반등이 한 템포 빠르면서 국내 증시는 선진국 시장 대비 상대적 강세를 보였다. 현 시점에서도 국내와 중국 경기 모멘텀 강화되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뉴스토마토 안승현 기자 ahn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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