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중소기업 적합업종·품목 선정과 관련해 중소기업들의 신청이 쇄도한 가운데 인쇄업종 중소기업들도 연합회를 통해 신청서를 제출하고 대기업의 인쇄산업 제한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연합회는 지난달 25일 동반성장위원회에 표준산업분류상 기타인쇄업종의 기타 인쇄물 품목으로 중소기업 적합업종·품목 신청서를 제출했다.
국내 인쇄시장 규모는 2009년 10인 이상 생산업체 기준 2조3261억원으로, 동반성장위원회가 당초 적합업종·품목 선정 기준으로 제시했던 컷오프제가 적용됐다면 중소기업 업종으로 보기 어려운 규모다.
동반위는 출하량 기준 1000억원 이상 1조5000억원 이하, 중소기업 수 10개 이상인 업종으로 제한해 적합업종 품목 신청을 받을 계획이었지만 중소기업과 대기업 모두 반발해 컷오프제를 철회했다.
하지만 인쇄시장 규모가 큰 이유는 종사하는 기업이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
2009년 통계청 기준 인쇄물 품목에 종사하는 기업은 모두 1만6424개로 이 중 두산동아, 미래엔(구 대한교과서), 한솔PNS 등 대기업 3곳을 제외한 1만6421개가 중소기업이며, 중소기업 중 10인 이상 업체수는 642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청의 2009년 중소기업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인쇄업의 업체당 종사자 수는 4.18명, 19인 이하 소기업 비율은 제조업 평균인 74.4%보다 높은 89.0%로 인쇄업은 전형적인 중소기업 업종 양상을 보이고 있다.
소병식 대한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연합회 전무이사는 "인쇄산업은 다른 업종과 달리 수주를 통해 이뤄지는 다품종 소량생산에 적합한 산업으로 중소기업이 영위하기에 가장 적합한 업종"이라고 말했다.
소 전무는 "이러한 중소업종 산업에 대기업이 뛰어드는 것은 중소기업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며 "대기업인 한솔그룹이 자회사인
한솔PNS(010420)를 통해 인쇄시장에 진출하면서 중소기업간 과당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인쇄시장에 진출한 대기업의 매출(생산액)은 1319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5.7%로 미미한 점유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인쇄 연합회는 한솔PNS를 예로 들며 인쇄업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 품목으로 지정되지 않으면 앞으로가 더 큰 문제라는 입장이다.
한솔PNS는 인쇄업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려는 한솔그룹이 중소 인쇄업체들의 반발을 의식해
한솔제지(004150) 대신 한솔텔레콤을 한솔PNS로 개명해 만든 회사이다.
인쇄연합회는 한솔PNS가 2008년 대영인쇄사와 지류 유통회사를 인수·합병해 인쇄사업의 일관체제 구축을 강행하자 2009년 중소기업청에 한솔PNS에 대한 사업조정을 신청한 바 있다.
당시 한솔PNS가 단순인쇄물로까지는 사업영역을 확대하지 않겠다고 밝힘에 따라 당사자 간 자율조정 처리됐다.
인쇄연합회는 "한솔PNS는 현재 사업조정 중임에도 지난해 생산액이 226억원에 달했다"며 "이는 인수 당시보다 130% 가량 증가한 것으로 아무런 제제가 없는 한 대기업의 시장 잠식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소병식 전무는 "중소 인쇄업체들에게는 현재 인쇄사업에 진출해 있는 대기업부터 퇴출되는 것이 가장 희소식이지만 적합업종 선정을 통해 앞으로라도 또 다른 대기업들이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