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후중기자] 세계 최대 여객기 A380이 기대와 달리 승객들이 이용하기 불편한 점이 많다는 지적이 여행업계를 중심으로 쏟아지고 있다.
8일 여행업계와 항공사 등에 따르면 오는 17일 국내 항공사로는 처음으로
대한항공(003490)이 A380을 인천-나리타간 노선에 투입하면서 본격 운항을 시작한다.
대한항공이 이번에 도입한 A380은 친환경엔진을 사용하고, 약간씩 넓어진 탑승자 공간, 다른 기종에 비해 월등히 많은 좌석을 탑재해 승객당 연료 소모량이 타기종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이 기종에는 기내 면세품 전시공간과 바 등이 설치돼 항공사로서도 수익성이 높아졌고, 일등석과 비즈니스석이 늘어나면서 마일리지 고객들의 좌석 업그레이드 요구도 더 많이 수용할 수 있게 됐다.
또 전체 500석이 넘는 좌석수를 407석으로 줄여 현재 운항중인 외국 항공사들의 A380에 비해 비교적 공간이 여유롭다.
그러나 A380을 운항하는 항공사는 여러가지 면에서 이점이 있지만 실제 항공기를 이용해본 승객들은 많이 불편했다고 호소했다.
퍼스트클래스나 비즈니스클래스의 경우 좌석에 대한 불편함은 없지만 2층에 자리잡은 비즈니스석은 항공기를 타고 내릴 때 크게 불편했다는 것이 대부분 이용객들의 지적이다.
여행사 관계자는 "2층에만 있는 비즈니스석의 경우에 탑승시 2층으로 계단을 놓을 수 없는 공항은 1층을 통해서만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고객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비즈니스석을 이용하면서도 이코노미석보다 늦게 탑승하거나 내려야 할 경우가 생기기도 하고, 비즈니스석이 많아지면서 예전만큼 비즈니스석에 대한 서비스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코노미석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승객은 다른 기종을 이용하는 것보다 더 많이 불편했는데 좌석이 늘어난 만큼 승객이 늘어나면서 서비스의 질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A380기를 이용했던 한 승객은 "이코노미석은 좌석수가 너무 많아서 다른 비행기보다 승무원이 많아도 결국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공항에서 기다리는 시간도 더 길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공항이용시 한꺼번에 수송한 인원이 많아 출입국 수속과 탑승시간, 수하물 찾는 시간이 크게 늘어나는 이른바 병목현상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여행업계는 에미레이트항공이나 싱가포르항공 등은 A380기종을 운행하며 이같은 문제점을 이미 드러내 많은 승객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여행업계는 '하늘위의 특급 호텔'인 A380기를 타본 사람은 다시 이용하기를 꺼려하기 때문에 승객들의 기종선택이 보다 까다로워졌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다른 여행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공항이 A380의 승하차와 수하물수취 등을 원활히 해줄 수 있는 특별한 시설을 갖추지 못한 상태"라며 "항공사가 승객을 한꺼번에 많이 실어나르는 만큼 승객들은 더 많은 시간을 공항에서 빼앗기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시험투입하는 인천-나리타간 단거리 노선에서 승객들의 공항이용시간 증가가 현실화될 경우 이 기종이 승객이 외면하는 기종 1순위가 될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기내 서비스 저하 등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 이른바 병목현상 등도 대한항공이 운항하는 공항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에 승객들이 느끼는 불편은 전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토마토 안후중 기자 hu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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