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호석기자] 방송통신위원회 고위공무원단 인사에서 승진이 유력시되던 이영미 지상파방송정책과장이 최근 다시 청와대 인사검증을 통과하지 못하고 탈락함에 따라 옛 방송위 출신으로서는 두번째인 관련 고위직 진출이 무산됐다.
이에 따라 방통위 본부 12개 고공단 보직 가운데 방송위 출신은 하나도 없는 상태가 한동안 더 계속될 전망이다.
애초 이영미 과장이 승진 기용될 것으로 예정됐던 방송진흥기획관 자리에는 김용수 국제협력관이 임명됐다. 김 기획관 역시 정보통신부 출신이다.
현재 방통위에는 통신분야는 차치하더라도 방송관련 정책분야에서도 방송위 출신들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과장급 보직 가운데에서 방송정책 관련 부서에 있는 사람은 오용수 방송통신진흥정책과장이 유일하다.
방송위에서 지상파 정책을 총괄하던 양한열 당시 부장은 현재 시청자권익증진과장으로 재임중이고 대외협력분야를 맡았던 김재철 부장은 국제협력담당관으로 일하고 있다.
방송진흥기획관으로 근무하던 방송위 출신 정한근 국장은 국방대에 교육 파견을 갔고 김정태 방송위 정책2부장은 전파연구소 이천분소장을 거쳐 캐나다 파견중이다.
김명희 방송위 평가분석부장은 세종연구소 교육훈련 파견을 나갔다가 본부로 복귀하지 못하고 전파관리소 전파계획과장에 재직중이다.
방송위 매체정책국장, 시청자지원실장 직무대리를 맡았었던 윤혜주 부장은 전파연구소 녹색인증제도과장으로 근무중이다.
방송위 출신들은 방통위 출범 초기에는 일부 국과장급 보직에 적지 않은 수가 있었지만 현재는 대부분 본부에는 없고 교육파견 혹은 산하기관에서 일하고 있다.
방통위 실무진용에서는 방송위 출신들이 수난을 겪고 있지만 방통위원 구성을 보면 오히려 방송쪽에 가까운 위원이 많다.
최시중 위원장과 김충식 위원은 언론 출신으로 방송쪽에 관심이 많고 양문석 위원도 시만단체에서 언론, 방송이 전문분야였다. 홍성규 부위원장은 KBS 출신이다.
통신분야는 신용섭 위원이 사실상 유일하다시피한 처지다.
방송은 산업논리와 공공논리가 대립하는 대표적인 분야로 방통위는 방송의 공공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산업적으로 시장을 육성, 발전시켜야 하는 책무를 안고 있다.
또 당장 종편 채널의 시장안착, 미디어렙 법안 도입, KT와 케이블업계간 OTS 논란, 자상파와 위성채널의 재송신 분란 등 거대한 영향력을 가진 이해당사자들의 갈등과 분쟁을 조정해야 하는 눈앞의 과제도 산적해 있다.
한 시청자단체 관계자는 "방통위에 방송분야 전문가가 없지 않은데도 정책 분야에서 배제되고 있는 것에 계속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면서 "지금 현안이 되고 있는 과제들은 상당수가 예전부터 논란이 되어오던 것으로 이 이슈를 경험해봤던 전문가들의 참여가 필요한 사안들"이라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이호석 기자 aris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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