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아이러브스쿨의 인기 요인은 ‘학연’에 대한 니즈가 아니었어요. 제가 처음 구상했던 것과는 달리 회원들은 ‘첫사랑’ 때문에 들어왔죠.”
아이러브스쿨 창업자 김영삼씨의 말이다.
2000년대 초반을 풍미했던 세이클럽, 버디버디 등 커뮤니티 사이트는 짝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로 늘 붐볐다. 이들에게는 옛 사랑 또는 새로운 이성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커뮤니티 사이트들은 하나같이 초기 뜨거운 반응을 지속시키지 못하고 몰락했다.
음지형 서비스라는 인식 때문이었다. 특히 이들이 심심치 않게 성범죄 뉴스와 함께 신문지상에 오르내린 것도 몰락을 재촉했다.
하지만 얼마 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기에 힘입어 소셜데이팅을 표방한 ‘이음’이라는 이성만남 사이트가 등장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이음은 '이음신이 하루 한명씩 자신과 가장 어울리는 이성을 소개시켜준다’는 컨셉으로 운영되는 서비스다.
이음의 박희은 대표는 <뉴스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외국의 경우 온라인 데이팅 시장이 굉장히 크고 앞으로도 유망한데 왜 우리나라는 예전에 활발했던 만남 사이트들이 몰락했을까 문제의식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기존 이성만남 사이트들과는 달리 건전한 온라인 데이팅 문화를 만들겠다는 그로부터 ‘이음’의 서비스 현황과 향후 사업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 정식서비스로 오픈한 반년이 지났다. 어떤 성과가 있었나.
▲ 그전에 베타서비스를 6개월 진행했다. 정식서비스와 함께 유료화를 실시했는데 다행히 우려했던 트래픽 하락 없이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오픈 초기 3만명이었던 회원수가 현재 12만명이 됐다. 매출액은 매달 1억5000만원 정도다.
-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를 구상하게 된 계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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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036570) 글로벌사업팀에 있었는데 거기서 미국 온라인 데이팅 시장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와 비슷한 게 존재하지 않아 그 가능성을 높게 봤다.
실제 주변에서도 소개팅을 주선하면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따라서 이성간 서로의 특성을 잘 매칭시켜 좀 더 가능성 높은 만남을 만들어주자는 생각이었다.
- 이성 만남에 대한 니즈는 굉장히 높기 때문에 시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하지만 서비스를 지속 가능케 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있는가?
▲ 기본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부분 유료화 시스템이다. 즉 만남에 대한 주선 대가를 받는 것이다. 앞으로는 ARPU(가입자당 평균 매출액) 증가를 위해 상품을 다각화할 계획이다. 이를테면 주선의 질과 양을 높이는 식이다. 또 사이트 개편과 애플리케이션 출시가 예정돼 있는데 이때 가입자 증가로 인한 매출 향상이 기대된다.
타게팅 광고모델도 고려 중이지만 이것은 많은 회원수가 있을 때 가능한 것이다. 지금은 구상만 하고 있다.
- 세이클럽, 버디버디 등 대부분의 커뮤니티 만남 사이트들이 몰락했다. 어떻게 보는가?
▲ 서비스가 좋지 않아 망했다고 보진 않는다. 수익 모델을 제대로 구축하지 못했고 음지에 있었기 때문에 여성 수요를 잡지 못했다고 본다.
따라서 이음은 최대한 양지에서 좋은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최대한 여성 친화적인 면모를 보이고자 한다. ‘여자가 재미있게 즐기고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라는 인상을 주기 위해 사이트도 여자가 좋아할 만한 디자인으로 꾸몄다. 이벤트도 여성적인 브랜드와 제휴해 하고 있다.
- 만남 사이트가 원나잇스탠드, 불륜, 성매매 공간으로 변질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 문제는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의 생존과도 직결된다고 본다.
▲ 원나잇스탠드 자체를 막을 순 없다. 남성들만 원나잇스탠드에 대한 니즈가 있는 것은 아니다. 대놓고 표현 못해서 그렇지 여성들도 충분히 관심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이를 두고 간섭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만 불륜이나 성매매는 법적으로도 금지돼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막으려고 한다. 불륜의 경우 프로필 작성 과정에서 유부남을 거른다거나 혹은 신고가 들어오면 바로 강퇴시키는 등 최대한 조치를 취한다. 성매매 역시 하루에 한번의 만남을 주선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 브랜드 제휴 소식이 자주 들린다. 자세히 설명해달라.
▲ 먼저 SNS를 적극적으로 할용하고 있다. 트위터·미투데이 계정을 통해 활발한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다음 ‘요즘’과 제휴해 테마페이지를 운영 중이다. 페이스북도 곧 개설 예정이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면 SNS 이용이 더 활발해질 것 같다.
이밖에도 이동통신사업자·소셜게임과도 제휴를 모색하고 있다. 구체적인 것은 현재 논의 중이다.
- 인터넷 벤처기업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게 자금문제다. 힘든 점은 없는가.
▲ 다행히 엔젤 투자자를 만나 어려움이 없었다. 회원수가 늘고 인지도가 늘어날수록 좋은 투자제의를 받았다. 3번의 증자를 실시, 현재 자본금이 7억9000만원이 이른다.
-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해달라.
▲ 일단 살아야 남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많은 경쟁자들이 나왔으면 좋겠다. 시장이 커져야 한다는 의미다. 건전하고 대중적인 온라인 데이팅 문화를 만들고 싶다. ‘이음’이 선, 부킹, 소개팅의 대체재가 됐으면 한다. 아울러 굳이 연애만이 아닌 인간과 인간의 만남을 주선해주는 서비스로 진화하고 싶다.
뉴스토마토 최용식 기자 cys7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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