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요즘 '나는 가수다'를 통해 많이 배운다.
출중한 가수들이 청중들 앞에서 쩔쩔 매고, 진땀흘리고 파르르 떠는 모습을 볼 때면 대중들의 평가가 무섭긴 무섭나 보다.
평가단도 전문가들이 아닌 일반 청중이면서 음악을 소비하는 사람들이기에 그 결과에 수긍하게 된다.
최근에는 공공기관에도 이러한 오디션 평가 프로그램이 응용되는 것 같다.
해마다 계속되는 기관장과 공공기관에 대한 경영평가. 단순히 정해진 틀에 따라 전문가들이 계산기만 두들겨대던 그들(?)만의 평가에 '국민체감도'라는 새로운 평가 항목이 추가된다.
국민들은 공공기관이 일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국민들의 평가를 도입해 열등생은 이미지 쇄신을 하고 효율성도 높이라는 의도다.
기존에 시행되는 '고객만족도 조사'는 가중치가 90%, 새롭게 더해지는 국민체감도 조사는 10%의 가중치가 부여돼 성적표에 반영된다.
덩치가 작은 기관은 인지도가 떨어져 마이너스 요인이 더 많아져 각종 홍보활동에 돈 쓸일이 더 많아졌다며 볼멘소리다. 평가기준도 대중 인지도가 중심이기 때문에 비인기 공공기관은 소외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2010년 기관장과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는 낙제생들이 수두룩하다. 특히 MB정부의 낙하산 인사들이 줄줄이 F학점을 맞았다. 뚜껑을 열어보니 공기업들이 직원들의 성과급을 결정한 것 말고는 딱히 한일도 없어 보였다.
정부는 공기업들이 마음놓고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지도 못했고, 평가는 보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지루하고 재미없기 일쑤였다.
잘짜여진 틀도 좋지만 더 많은 공공기관이 더 많은 국민들과 소비자들에게 직접 평가를 받아야 의미있는 발전도 있고 재미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가감없는 평가와 책임, 여기에 회초리가 더해진다면 정부도 짐을 조금 덜 수 있다.
내년부터 국민체감도가 10%만 기관평가에 반영되지만 '허각이 존박을 누르는 이변'도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