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대한통운 인수전에서 삼성측에 뒤통수를 맞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CJ(001040)가 결국 삼성에 대해 소송을 진행하기로 했다.
CJ는 대한통운 본 입찰 참여를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CJ 핵심 관계자는 27일 "입찰 정보 유출 가능성과 인수 주간사 서비스를 받지 못한 것에 대한 손해배상을 받아낼 것"이라며 "소송을 통해 삼성 측의 의도를 끝까지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기업의 의사 결정 구조를 아는 사람이라면 '삼성SDS가 독자적으로 결정했다'는 주장이 얼마나 터무니 없는 지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그룹은 삼성SDS의
대한통운(000120) 지분 인수 결정이 독자적인 결정이라며, 모든 공식 창구를 삼성SDS 쪽으로 일원화하고 발을 빼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CJ그룹은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의 지시에 따라 삼성증권이 대한통운 인수후 전략과 가치 평가 등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넘겨줌으로써 삼성SDS 컨소시엄 참여가 가능했다"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특히 삼성증권이 인수주간사 포기 직전까지 대한통운 입찰 금액 관련 회의에 참석해 현안을 논의했다는 점에서 더욱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삼성그룹이 대한통운 인수전에 참여한 배경과 관련해서도 이런 저런 추측들을 내놓고 있다.
우선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삼성SDS의 인수전 참여 방식은 그동안 삼성그룹의 기업 인수 방식과는 전혀 다른 형태"라며 "CJ와의 관계 단절을 감수하면서까지 이렇게 변칙적인 방식으로 인수합병에 나선 것은 알짜 기업인 대한통운 인수를 통해 삼성SDS의 덩치 키우기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IT서비스 업계 관계자도 "삼성SDS의 기업공개가 임박한 상황에서 기업의 덩치키우기 수순으로 보인다"며 "대한통운처럼 알짜배기 회사를 인수하는 전략은 불가피하며 물류와 IT서비스의 결합을 통한 수주 물량 확보 측면에서도 최적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삼성SDS는 지난해 1월 삼성네트웍스와 합병하며 덩치 키우기를 시도해왔고, 해외 수주 등을 통해 실적 쌓기에 나서며 기업공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왔다.
하지만 삼성전자 관련 수주 금액만 전체 매출 4조원의 4분의 1이 넘는 등 그룹 의존도가 높아 신성장 동력 부재가 상장에 걸림돌이 되는 것 아니냐는 평가도 받아왔다.
한편, CJ그룹은 손배소와는 별도로 대한통운 본입찰에 참여할 경우 무리하게 높은 인수 금액을 써내기 보다 기존 전략대로 합리적인 선에서 인수 금액을 제출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