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주유소, 기름값 원상회복 앞두고 '신경전' 가열

정유사 "주유소 사재기" vs. 주유소 "정상영업 활동"

입력 : 2011-06-27 오후 4:17:20
[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기름값 100원 할인' 원상회복을 둘러싸고 수급차질을 빚고 있는 일부 정유사와 주유소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다음달 6일로 예정된 기름값 할인 종료를 앞두고 일부 정유사들이 주유소에 할인 전 3개월간 평균 물량만 공급하겠다는 방침을 전달하면서, 양측간 공방이 가열되고 있는 것이다.
 
주유소는 기름값이 오르기 전 최대한 많은 물량을 확보하려 하고, 정유사는 할인종료 후 공급물량을 늘리려 하는 것이 갈등의 근본 원인이다.
 
27일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SK에너지를 제외한 정유 3사들이 지난 4월 가격 할인 이후 1~3월 평균 공급 물량까지만 주유소에 공급하고 있다.
 
특히 GS칼텍스의 경우 최근 여수공장이 설비고장으로 일부 석유제품 생산이 중단돼 공급 부족 사태가 빚어지면서 주유소측과 날선 공방전을 벌이기도 했다.
 
또 현대오일뱅크도 이달 들어 주유소가 요구하는 만큼의 물량을 제대로 공급해 주지 못하고 있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 측은 이른바 '수급 차질' 문제에 대해, 수요 급증이 원인이라며 주유소들의 사재기를 그 배경으로 거론하고 있다.
 
하지만 주유소들은 이런 주장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한국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주유소 입장에서 가격이 쌀 때 조금이라도 더 물량을 확보하려 하는 것은 정상적인 영업활동으로 볼 수 있다"며 "더욱이 정유사들은 주유소가 원하는 만큼 물량을 주지도 않으면서, 주유소의 사재기를 주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부 강압으로 시장에 맞지 않는 정책을 추진하다 보니 정유사-주유소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며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한 데다 정부 비축유가 이번주부터 수도권에 풀리면 공급부족 현상은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카드 결제 할인 방식을 채택한 SK에너지는 주유소의 제품 수요에 큰 변화가 없어 이런 문제에서 자유로운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게 되면서 정부도 기름값 원상복귀를 앞두고 정유사와 주유소 유통시장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이날 '석유제품 유통질서 저해행위 금지 등 석유제품 수급안정조치에 관한 공고'를 발표했다.
 
정유사에게 충분한 생산과 판매의무를 부과해 판매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석유판매업자의 사재기, 판매거부행위 등 위법행위에 대해서도 엄정한 법집행을 한다는 내용이다.
 
정부는 또 지난 4월 기름값 인하 당시 3개월 한시 할인이라고 못 박았던 것을 번복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다만 정유사들은 내부적으로 정부의 이같은 기름값 인하 연장 움직임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방침이어서, 실제 연장이 가능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편, 정부는 기름값 100원 할인 조치 종료를 앞두고 국내 기름값 안정을 위해 원유 수입관세를 한시적으로 내리는 방안을 검토중에 있다.
 
뉴스토마토 윤성수 기자 yss01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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