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김중수 총재 "금리결정에 유로존·가계부채 고려"

입력 : 2011-07-14 오후 3:40:18
[뉴스토마토 박미정기자] 14일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이번 금리 결정에 유로존 위기와 가계부채 문제가 변수로 고려됐다"고 밝혔다.
 
다음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가진 김중수 총재와의 일문일답.
 
▲ 14일 금리 결정 방향을 보면 국내변수보다 해외변수에 초점을 많이 맞춘 것 같다. 회의에서 미국의 3차 양적완화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지, 앞으로 국내 물가라든지 통화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설명해 달라.
 
= 버냉키 의장은 물론 본인은 3차 양적완화라는 표현을쓰지 않지만 그렇게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은 시사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추가적 양적완화든 과거의 양적완화를 오래 지속하든 그 효과는 미국경제뿐 아니라 전 세계에 미칠 것이다.
 
먼저 전반적인 글로벌 유동성 문제가 제기될 것이고, 그 다음으로 자본이동의 문제가 생길 것이다. 그리고 양적 수준이 높아지면 달러 가치가 떨어질 개연성도 있다.
 
▲ 금통위에서 줄곧 우리 경제의 하방리스크 가운데 해외요인으로 유럽문제를 계속 지적해 왔다. 과거에는 ‘일부 유럽국가의 재정문제’라고 표현을 했는데 오늘은 '유럽지역의 국가채무문제'로 표현이 바뀌었다. 이번 기준금리 결정에 유럽문제가 어떤 영향을 줬나.
 
= 유럽의 PIGS라고 하는 나라들과 우리나라와의 연관은 5%이내가 될 것이다. 또 무역도 2%가 안 되기 때문에 직접적인 효과는 매우 제한적일수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 들어오는 외국자금 중에 거의 반 정도를 차지할 만큼 유럽자금의 비중이 매우 높다. 더 큰 형태의 유로존 문제가 제기되면 우리에게 간접적인 영향은 매우 클 수밖에 없다.
 
당연히 금통위원들도 이 문제의 중요성을 잘 이해하고 있고 오늘 금리 결정의 요인 중 하나였다.
 
▲ 지난달 통화정책방향문에서도 선진국 경제가 회복세가 지연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언급하기는 했지만 이번 달에는 그 선진국 중에서도 ‘미국 등’이라고 직접적으로 표현했다. 대외리스크 중에서도 미국에 대한 리스크를 어느 정도로 판단하는지 알고 싶다.
 
= 미국의 성장을 지금부터 3~6개월 전에 전망했던 것은 올해 하반기부터 3.5%정도의 성장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의 성장전망에 이 요인이 어느 정도의 하방리스크로 갔다.
 
▲ 최근에 당국의 대출규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이 6월에도 많이 증가했다. 하반기 가계대출 전개 방향 전망과 오늘 금통위 결정시 가계대출 문제가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려달라.
 
= 지금 주택담보대출이 지난달에는 2조 7000억원이 됐고 그 전달에 2조 5000억원이었다. 과거에 비해서 이 주택담보대출의 용도가 주택구입목적 이외의 것으로 쓰이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가계부채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생긴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하루아침에 해결하려고 접근하면 상당한 모험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너무 강한 정책을 너무 단기간에 쓰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금통위에서 결정할 때는 중요한 가격변수를 거의 다 보기 때문에 당연히 가계대출 문제도 봤다. 이것 때문에 그러면 금리를 올리지 않았느냐 이렇게까지 말할 수 없지만 어느정도 상당히 중요한 변수로 여러가지 고려사항 중 하나였다.
 
▲ 최근 한은법 개정안이 법사위를 통과를 했는데 기존 취지였던 단독조사권 부분이 조금 삭제되는 대신에 공동조사권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내용이 수정됐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거시경제의 안전성을 도모하기 위해서 현재 한은법 개정안 내용이 좀 불충분하다는 지적도 있다.
 
= 지난 6월 30일에 한국은행의 안이 본회의에 올라갔을 때는 거의 다 결정이 날 것이라고 생각을 했지만 현재 본회의에 계류돼 있는 상태다.
 
한국은행의 당초 목표는 금융안정에 관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겠느냐이다. 한국은행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위기의 조짐이 보일 경우 자료에 대한 접근권이 보장되는 것이다.
 
감독체계를 고치려는 측면보다는 한국은행이 한 나라의 중앙은행으로서 어떠한 금융위기가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거시건전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 더불어 앞으로 발생할지 모를 금융위기를 미연에 방지하는 노력에 한국은행이 참여해야겠다는 목표가 있다.
 
한국은행의 영역을 넓힌다기보다는 중앙은행으로의 책임을 더 강화한다는 의미에서 필요하다.
 
▲ 환율이 지금 1050원대까지 와 있는데 속도에 대해서 걱정을 하고 있는지 또 지금 외국자본이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는데 자본유출입 규제방안을 논의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 1050원이 적정한 수준인지 아닌지는 판단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유출입 규제에 대해서는 외환건전성부담금을 이번 8월1일부터 부과를 하기 시작하고 또 그것에 대한 운영책임이 한국은행에 있다. 외환건전성부담금이라는 것이 국제적으로 하나의 규범이 되도록 하는 데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 작년 5월부터 15개월째 금통위가 6명 위원으로 구성된채 운영된지 1년이 넘었다. 내년 4월에 지금 인원에서 4명의 임기가 끝나는데 금통위의 공석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어떤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가.
 
= 세계 경제를 잘 이해를 하고 또 시장을 잘 이해하는 사람을 찾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다.
  
내년 4월에 현재의 금통위원 4명의 임기가 끝나는데 그 이후에 어떠한 과정이 전개될 것인지 지금 이 자리에서 예단할 수 없다. 단지 금통위는 7명의 위원으로 구성됐지만 4명이 의사결정을 하는 데에 찬성을 해야 의사결정이 된다. 이러한 조건을 맞춰가면서 금통위가 구성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뉴스토마토 박미정 기자 colet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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