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업계 임협, '통 큰 인상' 도미노

한국지엠·르노삼성·쌍용 모두 임협 타결.. 현대·기아차는 '글쎄'

입력 : 2011-07-14 오후 5:38:30
[뉴스토마토 김유나기자] 국내완성차 업계에 '통 큰 인상'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도미노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쌍용차(003620)를 시작으로 르노삼성, 한국지엠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잇따라 2011년 임금협상을 타결지었다.
 
올 상반기 자동차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15.1% 증가한 154만772대로 상반기 사상 최
대를 기록했다. 생산 역시 전년 동기대비 9.7% 증가한 230만2601대로 최고 기록을 갈
아치웠다. 이런 자동차 경기 호조 반영해 자동차 업체들은 기본급 인상에 '+a'까지
챙겨주는 등 '후한 인심'을 베풀고 있다.
 
◇ 한국지엠, 사상 최대 성과급 보따리 풀어
 
한국지엠 노사는 2002년 지엠대우(한국지엠의 옛 명칭)로 출범한 이후 가장 높은 성
과급 지급안을 도출했다.
 
노사가 도출한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은 13일과 14일 이틀 동안 진행된 조합원 찬반투
표를 통해 14일 최종 가결됐다. 전체 조합원 총 1만164명 중 1만45명이 투표해
55.9%(5618명)가 찬성함으로써 올해 한국지엠 임금 교섭이 최종 마무리됐다.
 
노사 양측은 지난 5월25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16차례 교섭을 가졌으며, 지난 11일
제16차 교섭에서 ▲ 기본급 7만8828원(호봉승급분 1만1828원 포함) 인상 ▲ 성과급
400만원 지급(8월1일 200만원, 연말 200만원 지급) ▲ 사업목표 달성 격려금 250만
원(타결 즉시 지급) ▲ 품질목표 달성 격려금 50만원(연말 지급) ▲ 직급체계 개선
등을 포함한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바 있다.
 
특히 직급체계의 개선과 직급수당의 인상에도 합의함에 따라 2만원의 기본급 인상효
과가 나타나도록 했다. 질적인 기본급 인상액은 작년보다 40% 이상 높아진 꼴이다.
 
올해 들어 쉐보레 브랜드를 전면 도입한 한국지엠은 승승장구하고 있는 모습이다.
 
6월 판매량 1만3761대를 기록해 1만32대를 판매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7.2%나 증
가했다. 이로써 시장점유율이 10.0%를 기록해 연초 공언한 내수시장 두 자릿수 점유율을 달성했다.
 
◇ 르노삼성, 성과급에 사상 처음 우리사주까지
 
노조가 없는 르노삼성차는 사원대표위원회가 나서서 약 2개월 동안 사측과 교섭을 진
행한 결과 7월 초 임금인상안에 합의했다.
 
노사는 ▲ 기본급 10만200원 인상 ▲ 우리사주 60주 ▲ 격려금 100% ▲ 성과급(PI)
450% 보장 등에 합의했다.
 
작년 호봉승급을 포함해 7만1300원이었던 기본급 인상액을 올해는 10만200원으로 3만원 가까이 늘린 것이다.
 
특히 우리사주 60주를 지급키로 한 것이 눈에 띈다. 르노삼성이 우리사주를 직원에게
나눠주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성과 격려금도 450% 지급하기로 하는 등 파격
적인 협상을 타결지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양측 최종 사인 등 마지막 절차가 남아있긴 하지만 타결된 것이
라 볼 수 있다"며 "그동안 큰 문제 없이 협상이 순탄하게 잘 진행돼왔고 다음주 넘어
서 사인절차만 밟으면 모든 절차가 완료된다"고 말했다.
 
◇ 쌍용차, 제일 먼저 임협 '성공'.. 직원 연금보험 재가입
 
제일 먼저 임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곳은 쌍용차다. 쌍용차는 지난 5월 자동차업
계 처음으로 올해 임금 인상안에 합의하고 조인식을 가졌다.
 
지난해의 경우 쌍용차는 기본급이 동결됐고 성과급 지급도 없었다. 하지만 올해 쌍용
차는 호봉승급은 없앤 반면 기본급을 7만1000원 인상했다. 중단됐던 전 직원 단체개
인연금보험도 다시 가입하기로 했다.
 
◇ 임협 진행중인 현대·기아차.. '글쎄?'
 
반면 현대·기아차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여전히 임협이 진행 중이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완성차 업체가 직원들에게 상당한 임금인상을 보장하고 있는 가운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현대·기아차만이 '나홀로' 외면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기대 수준이 높아진만큼 양보의 폭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통 큰 인상' 도미노 효과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현재 노조는 사측에 공통적으로 기본급 15만611원 인상(기본급 대비8.6%)과 지난해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해 줄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익 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만큼 직원에게 성과 중 일부를 돌려달라는 것이다.
 
가장 큰 마찰을 빚고 있는 부분은 '30% 성과금 지급 요구안'. 사측은 30% 성과금 지
급은 너무 과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인 2조2543억원을 기준으로 30%를 산정해 전체 직원에게 나눠주면 1인당 2000만원이 넘는 금액이 된다는 주장이다.
 
그 외에 현대차는 ▲ 전임자 임금 지급 문제 ▲ 상여금 750%에서 800% 인상 ▲ 학자금 및 진료비 지원 확대 ▲ 장기 근속자 예우 확대 등이 올해 임·단협의 쟁점이다.
 
기아차 노조는 ▲ 기본급 15만611원(기본급 대비 8.6%) 인상 ▲ 당기순이익 30% 성
과금 지급 ▲ 라인수당 인상 ▲ 유해수당 1만원 신설 등을 골자로 하는 정규직 임금
요구안을 확정하고, 별도요구안으로 주간2교대제와 현행 시급제의 월급제 전환을 주
장했다.
 
현대·기아차는 계속해서 재협상을 갖고 있지만 좀처럼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최종 타결까지 가는 데는 적지 않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7일 상견례를 시작한 기아차는 동종업체보다 늦게 교섭에 착수한 만큼 타결 역시 다소 늦어질 전망이다. 현대차 역시 타임오프제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노조의 강경한 입장으로 단협이 최종 타결까지 가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뉴스토마토 김유나 기자 yn01248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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