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의 힘!)드릴십 '세계 최강', 삼성중공업

(집중기획)③시장점유율 54% 세계 1위..품질·건조 노하우 '세계 최고'
고유가로 드릴십 시장 '회복세'..향후 수주 증가 기대

입력 : 2011-07-20 오전 11:48:52
[뉴스토마토 이성빈 기자] 현재 북극 해저에 매장된 원유는 약 1조5000억배럴로 세계 인구가 6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으로 추정된다.
 
또 세계 매장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48조㎥의 천연가스도 묻혀있어, 오일 메이저사들에게는 그야말로 '꿈의 신대륙'이다.
 
하지만 섭씨 영하 30~40도를 오르내리는 혹한과 거대한 얼음덩어리로 둘러싸인 꿈의 신대륙은 아무에게나 원유 시추라는 '열매'를 허락하지 않는다.
 
이 꿈의 신대륙에 묻힌 원유 개발을 위해 고안된 '꿈의 배(dream ship)'가 바로 삼성중공업(010140)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극지용 드릴십(drill ship) '스테나 드릴막스'다.
 
◇ 세계 최초 극지용 드릴십 건조..최신 드릴십 기술 집약
 
현재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는 또다른 '스테나 드릴막스'가 한창 건조 중이다. 2008년 드릴십 척당 사상 최고가인 9억4200만달러(약 9453억원)에 수주한 선박으로 올해 12월 북극해 지역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 극지용 드릴십은 길이 228m, 폭 42m, 높이 19m, 배수량 9만7000톤 규모로 바다 위에서 해저 11km 까지 드릴장비로 파내려 갈 수 있다. 쉽게 말해 지상 최고 높이인 에베레스트산(8848m) 높이보다 더 깊은 곳까지 시추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 삼성중공업이 2007년 인도한 세계 최초 극지용 드릴십 '스테나 드릴막스'
 
극지용 드릴십의 가장 큰 특징은 영하 40도의 혹한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모든 기자재들에 열선이 설치된다는 점이다. 또 얼음덩어리들이 많이 떠다니는 북극해 지역에서 작업을 하는 만큼 내빙설계가 적용돼 선체두께도 4cm에 달한다.
 
이밖에도 전기추진방식을 이용한 해역 이동으로 경제성과 친환경성까지 겸비해 2008년 지식경제부가 선정한 '대한민국 10대 신기술' 중 하나로 선정됐다.
 
삼성중공업의 드릴십은 또 열악한 해상상황에서 안정적인 시추를 위해 최첨단 위치제어시스템(DPS)을 적용, 높이 16m의 파도와 초속 41m의 강풍 속에서도 끄떡없이 제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안진수 삼성중공업 해양PM2팀 대리는 "위성항법장치(GPS)와 음파를 활용해 배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고 센서를 통해 배에 전달되는 바람과 파도의 정보를 분석하면 배 밑에 장착된 추진장치(스러스터) 6개가 360도 회전하면서 평형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 드릴십 점유율 54% 세계 1위..품질·건조 노하우 '세계 최고'
 
드릴십은 최첨단 장치를 장착하고 있는 데다 이익도 많이 나 조선업계에서는 '꿈의 배'라는 의미에서 '드림십(dream ship)'이라고도 부른다.
 
보통 한 척당 가격이 6000억원대를 넘는데 다른 고부가가치 선박인 초대형 유조선의 4배, LNG운반선의 2배가 넘는다.
 
삼성중공업은 이같은 드릴십 건조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췄다.
 
삼성중공업은 1998년 첫 드릴십인 '딥 워터 패스파인더호'를 시작으로 2000년 이후 전 세계에서 발주된 드릴십 75척 중 42척을 수주해 시장점유율 54%로 독보적인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전체 매출에서 드릴십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15%다.
 
올해 들어서만도 삼성중공업은 총 10척의 드릴십을 쓸어 담았다. 또 과거 수주받았던 7척의 드릴십을 성공적으로 건조해 인도했다.
 
삼성중공업이 드릴십 분야에서 세계 최고인 비결은 풍부한 드릴십 건조경험으로 인한 완벽한 품질과 정확한 인도 등에 있다.
 
최정석 삼성중공업 해양PM2팀 부장은 "현재 거제조선소에서 23척의 드릴십을 건조 중"이라며 "연속 건조를 통해 지금까지 축적된 우리만의 건조노하우가 선주의 요구에 정확히 맞아떨어진다는 게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 삼성중공업 드릴십. 삼성중공업은 드릴십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 고유가로 드릴십 시장 '회복세'..향후 수주 증가 기대
 
현재 세계 드릴십 시장은 2007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Mortgage)론 사태'로 인한 세계 경제 위축으로 과거 호황기였던 2006~2007년에 비해 상당히 위축된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세계 경제의 회복세와 함께 오일메이저들의 드릴십 발주도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전망에 힘을 실리고 있다.
 
과거 비싼 개발 비용으로 기피되던 심해 유전 개발이지만 대륙붕 얕은 바다의 유전개발이 한계에 부닥친 데다 배럴당 100달러를 오르내리는 고유가 상황이 오일메이저사들의 드릴십 발주를 다시 부추기고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심해 유전개발 기술의 발달과 함께 국제유가가 현 수준을 유지한다면 드릴십 발주는 2016~2018년까지 꾸준하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양호한 오일메이저사들이 세계 경기 회복에 따른 향후 고유가 상황에서의 경쟁 우위를 위해 한발 앞서 드릴십 발주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드릴십 세계 점유율 1위인 삼성중공업의 드릴십 수주도 향후 증가세를 탈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토마토 이성빈 기자 brick7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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