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3분기는 통상 휴대폰시장의 계절적 비수기다."
정도현 LG전자 부사장(CFO)이 지난달 27일
LG전자(066570) 실적발표회에서 "3분기 휴대폰 단말기사업의 수익성 둔화로 실적이 2분기에 못 미칠 것"이라며 한 말이다.
정 부사장은 "3분기 휴대폰업황 부진으로 보급형 스마트폰과 피처폰의 전반적인 물량이 감소해 실적 부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IT(정보기술)업계에서 3분기는 대체로 휴대폰을 비롯한 전자제품의 성수기로 인식된다.
8월 말 '백투스쿨(Back to School·개학)'시즌이 도래하면 학업에 복귀하는 학생들이 휴대폰이나 PC(개인용컴퓨터) 등 전자기기를 구입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또 9월엔 중국 중추절이 속해 있어 IT업체들이 상반기 동안 쌓인 재고물량을 덜어낼 기회이기도 하다.
이영희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무도 지난달 29일
삼성전자(005930)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휴대폰사업이) 3분기 성수기에 진입하면 상반기 대비 15% 이상의 성장이 예상되고, 2분기와 비교해도 한자리수 후반대 개선될 것"이라고 점친 바 있다.
그렇다면 정도현 LG전자 부사장은 왜 3분기가 휴대폰시장의 비수기라고 말했을까.
업계에서는 정 부사장의 언급이 LG전자의 특수성을 반영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애플, 삼성 등 스마트폰 선두권 업체들에 비해 피처폰 등 저가형 제품 비중이 큰 LG전자의 현 상황이 전제된 얘기라는 것이다.
최근 스마트폰시장에서 저사양 스마트폰 대비 프리미엄 제품의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하는 추세이다보니, LG전자로선 상대적으로 수익이 저조한 저가폰을 정리해야 하는 수순을 밟는 게 불가피하다.
LG전자 실적발표회에 참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LG전자의 경우 3분기 피처폰 등 수요가 안나는 저가형 제품 상당 물량을 단종시켜야 하고, 일부 보급형 스마트폰 판매대수도 줄 것으로 보인다"며 "이 때문에 전체 핸드셋 출하량이 2분기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휴대폰사업 영업적자폭도 2분기까지는 줄여왔지만, 3분기 들어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LG전자에겐 3분기가 비수기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연구원은 "LG측 전망이 7~8월 휴가시즌을 맞아 휴대폰 수요가 주춤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일 수도 있지만, 이 기간 동안의 수요 부진을 포함해도 3분기가 2분기보다 성수기인 건 맞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