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24일` 확정

소득구간별 단계적 무상급식·전면적 무상급식 中 택1

입력 : 2011-08-01 오후 1:14:56
[뉴스토마토 박창주기자] 서울시가 학생들에 대한 '소득 하위 구간의 단계적 무상급식'과 '전면적 무상급식' 중 하나를 선택하는 서울시 무상급식에 관한 주민투표일을 오는 24일로 결정했다고 1일 밝혔다.
 
이종현 서울시 대변인은 이날 열린 기자 설명회에서 '복지포퓰리즘추방운동본부'의 한기식·류태영 공동 청구인대표자가 지난 6월16일에 청구한 '단계적 무상급식과 전면적 무상급식 정책 중 하나를 선택하는 주민투표'를 공식 발의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와 협의를 통해 오는 24일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열기로 결정했다.
 
이 대변인은 "피해가 극복될 때까지 수해복구에 서울시의 모든 역량을 다하겠지만 지난해부터 시의 주요 사안인 주민투표 발의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
 
발의된 주민투표는 두 가지 사항 중 하나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주민투표안은 무상급식 지원범위는 ▲ 소득하위 50%의 학생을 대상으로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실시하는 안(A안) ▲ 소득 구분없이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초등학교는 2011년, 중학교는 2012년부터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안(B안)으로 확정됐다.
 
시는 당초 주민투표안에는 '무상급식 지원범위에 관하여'라는 표현이 없었으나 투표용지의 질문란에 넣을 수 있는 적절한 문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해당 문구가 추가됐다고 설명했다.
 
주민투표안의 선택사항 표기순서는 서울시선관위가 오는 3일까지 찬성·반대운동 대표단체의 대표자 또는 이들의 대리인이 참여한 가운데 추첨으로 정한다.
 
향후 주민투표와 관련된 선거운동 관리와 투표 실시 및 개표 등 전반적인 진행사무는 서울시선관위가 맡을 예정이다.
 
주민투표 운동의 경우 1일부터 투표일 전일인 23일 자정까지 누구든지 주민투표에 부쳐진 사항에 대해 찬성과 반대 또는 A안과 B안 중 하나의 안을 지지하는 주민투표 운동을 할 수 있다.
 
다만 ▲ 주민투표권이 없는 자 ▲ 시·구의원을 제외한 공무원 ▲ 선관위 위원 ▲ 언론 종사자 등은 하나의 안을 지지하는 주민투표 운동을 할 수 없고 단순한 의견개진과 의사 표시만 할 수 있다.
 
주민투표는 일반 선거투표 절차와 동일하다. 해당 투표권자는 투표 당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자신이 속한 자치구의 동주민센터나 학교, 자치 회관, 경로당 등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신분증 지참 필수)를 하면 된다.
 
부재자 투표는 각 자치구 민원실과 동주민센터, 시구 홈페이지에 비치된 부재자 신고서를 작성해 주민등록이 돼있는 해당 자치구청 또는 동주민센터에 직접 제출하거나 등기우편으로 보내면 된다.
 
신고서는 투표인명부 작성기간 중인 오는 5일~9일 오후 6시까지 해당 구청이나 주민센터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
 
부재자 투표자는 오는 18일부터 19일 중 신분증, 부재자 투표용지, 발송용 봉투를 지참해 가까운 부재자 투표소에서 투표를 할 수 있다.
 
이번 주민투표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주민투표권자 총수(836만명, 2010년 12월31일 기준)의 3분의 1(약 278만명)이상이 투표를 해야 하고, 주민투표에 부쳐진 사항은 유효투표수 과반수의 득표로 하나의 안이 확정된다.
 
서울시장과 서울시의회는 주민투표 결과의 내용대로 행정·재정상의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하고, 2년 이내에 확정 사항을 변경하거나 새로운 결정을 할 수 없다.
 
단, 전체 투표수가 주민투표권자 총수의 3분의 1에 미달하거나 투표에 부쳐진 사항에 관한 유효투표수가 동수인 경우에는 A안과 B안 모두를 선택하지 않게 된다.
 
한편, 이번 투표는 주민청구에 의한 국내 최초의 주민투표다.
 
현재까지 주민투표는 제주도 행정구조 개편(2005년7월)과 청주시 청원군 행정구역 통합(2005년9월), 경주·군산·포항·영덕 방폐장 유치(2005년11월) 등 정부 관계부처 장의 청구에 의해 치러진 바 있다.
 
이 대변인은 "주민청구에 의한 국내 1호 주민투표가 서울에서 처음 실시되는 만큼 모든 행정절차와 투개표 절차가 공정하고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의 무상급식 주민투표안 발의에 대해 무상급식을 주도했던 민주당 시의회 의원들과 시민단체들은 오세훈 시장의 대선용 주민투표에 불과하고, 침수피해 복구가 급선무라며 주민투표에 반대입장이어서 투표일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허광태 서울시의회 의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투표 예산 182억원을 수해복구 예산으로 사용하라고 촉구할 예정이다.
 
또 무상급식 실현을 촉구하는 '무·서·운 시민행동'과 '복지국가만들기 국민운동본부'도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어 주민투표 반대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뉴스토마토 박창주 기자 est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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