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건설기업경기실사지수(CBSI)가 혹서기와 주택시장 불황 등의 여파로 한달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중소업체 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해 전반적인 내림세를 주도했다.
4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7월 CBSI는 지난 6월과 비교해 3.0p 하락한 71.1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CBSI가 기준선인 100을 하회하면 현재의 건설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홍일 연구원은 "CBSI가 지난 3월 이후로 계속 70선 주위에서 횡보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그만큼 건설경기가 좀처럼 정상화되지 못하고 침체국면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번 하락이 건설경기 침체수준을 개선할 특별한 긍정적 요인이 없었던 가운데 통상 건설공사 비수기인 혹서기로 접어든 계절적 요인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 중견·중소업체, 공사대금수금·자금조달 일제히 하락
업체 규모별로 경기실사지수를 살펴보면 대형업체 지수가 소폭 상승한 반면, 중견·중소업체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대형업체 지수는 전월비 1.3p 상승한 84.6을 기록해 지난 달과 비슷한 경기침체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중소업체 지수는 3개월 연속 지수상승에 대한 부담감과 계절적 요인 등으로 9.2p 하락해 54.4를 기록했다.
또 공사대금수금과 자금조달 지수는 90.1, 88.7을 기록해 자금조달에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업체 지수는 전월 대비 2.8p 증가한 80.2를 기록한 반면, 지방업체 지수는 전월보다 14.0p 감소한 57.2를 기록했다.
지난 5월과 6월 지방의 주택물량이 소폭 회복된 듯 보였으나, 비수기를 맞아 주택물량이 다시 감소한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7월 공사 물량지수는 전월 대비 4.1p 증가한 73.9를 기록함. 비록 지수가 전월보단 증가했지만 여전히 70선에 불과해 부진한 상황이다.
이 연구원은 "그동안 지연되던 정부 토목공사 발주가 일부 재개되고, 세종 및 혁신도시 공사발주로 토목과 비주택 물량이 7월 들어 소폭 개선됐으나 주택물량이 예상보다 부진한 편"이라고 지적했다.
◇ 3월부터 CBSI 횡보세 "침체국면 지속"
8월 CBSI는 7월 실적치보다 7.0p 더 하락한 64.1로 예측됐다.
다음달 전망치가 7월 실적치보다 7.0p 하락한 이유는 건설업체들이 8월에는 건설경기 침체수준이 좀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 연구원은 "공공공사 수주 감소세와 준공후 미분양과 미입주 증가에 따라 하반기에도 건설업체들의 자금 유동성이 여의치 않을 것"이라며 "8월에는 계절적 요인에 의해 CBSI가 하락하는 경우가 많아 8월 CBSI는 7월보다 하락할 가능성이 좀 더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