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쇼크)시장 '패닉'에 한국경제 좌불안석.."당분간 지속"

입력 : 2011-08-05 오후 2:14:26
[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주식시장이 4일째 폭락행진을 이어가고 원달러 환율은 10원씩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패닉상태에 빠져들면서 향후 우리경제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국내보다 해외발 불확실성인 만큼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평가했으나 민간 전문가들은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 글로벌 경기우려로 금융시장 '악!'
 
5일 코스피지수는 나흘째 폭락세를 이어가며 2000선이 붕괴되면서 단숨에 지난 3월 수준으로 후퇴했다. 환율도 요동치긴 마찬가지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7일 1050원을 기록하며 연중최저치를 기록하더니 열흘도 안돼 1070원으로 치솟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전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은 긴급 회의를 열고, 시장의 급변 상황을 모니터하기 시작했고 이틀 뒤 비상금융합동점검회의를 개최하겠다고 발표했다.
 
금융시장 불안 요인은 미국의 더블딥우려와 유럽 재정위기 등 대외적인 불확실성 때문이다. 미국의 부채협상은 타결됐지만 경기지표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더블딥 침체 우려감이 확산됐고 여기에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유럽재정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며 금융시장이 충격에 빠졌다.
 
정대선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글로벌경기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불안심리가 크게 고조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회피현상이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재정부와 금융위 등 당국도 "최근 금융시장 불안은 미국 더블딥 우려와 유럽재정우려 등 불확실성이 커진데 따른 것으로 대외불안요인에 기인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개방화된 우리 경제 특성상 글로벌한 상황에 따라 단기 영향을 받을 순 있으나 재정건전성, 충분한 외환보유액, 다변화된 수출시장 등을 고려할 때 경제와 금융시장에 대해 과도하게 불안해할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수출의존도 높은 韓경제..타격 더 클 수도
 
전문가들도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는 더블딥 우려가 실현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추가악재가 나오지 않더라도 이미 노출된 악재에 대한 해결도 쉽지않아 금융불안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우리나라는 수출의존도가 매우 높은 경제구조를 갖고 있어서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경기침체로 인한 충격이 상대적으로 클 전망이다.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은 연구위원은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때도 이렇게 연일 폭락한 적은 없는데 이같은 충격은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가 매우 취약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우리나라 실질 GDP 대비 수출비율은 52.7%로 통계가 집계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일본과 중국이 각각 11.5%, 24.1%인데 비해서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안 연구위원은 "우리는 국토가 좁고 서비스산업이 발달돼 있지 않기 때문에 내수활성화에도 한계가 있다"며 "제조업도 외수비중이 높아 대외 불안요인에 흔들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환율이 급등하는 등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불안요인이다.
 
정 연구원은 "7월 중순까지만 해도 달러를 제외한 스위스프랑, 엔이 안전통화로 인식됐던 판이 바뀌었다"며 "불안심리 고조로 달러가 강세를 기록하면서 환율도 계속 상승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美경기지표 '주목'..韓 내수비중 늘려야
 
시장전문가들은 이번 주말에 예정된 미국 고용지표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결과, 추가부양책에 대한 벤 버냉키의 발언 등을 향후 금융시장 방향을 가르는 주요변수로 보고 있다.
 
하지만 급격한 지표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주식, 채권, 환율 등 금융시장의 출렁거림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재정부와 금융위 등 금융당국도  대내외 동향을 점검하는 한편, 국내 금융시장 변동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또 오는 7일 기재부와 금융위, 한은 금감원 등 4개 금융기관은 경제금융상황회의를 개최해 미국 동향 등 추가 지표 등을 감안해 종합적인 상황 점검과 향후 대응방향을 논의하겠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3000억달러가 넘는 외환보유고가 있는 만큼 외화유동성 문제는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면서 "장기적으로 수출의존도를 낮추는 한편, 가계부채, 물가, 저축은행 등 내부 불안요인을 해소해 내수를 활성화하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스토마토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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