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국기자] 주식시장 등 금융시장이 패닉상태에 들어간 8일 금융당국도 시장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 하는 등 하루 종일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현재까지는 모니터링 단계로 금융당국 차원의 대응방안을 발표할 시기는 아니라는 게 당국의 입장이다.
그러나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관련 부서 과장급 이상 간부회의를 긴급 소집하는 등 금융당국도 우려감을 감추지 못했다.
우선 이날 오전 코스피 지수가 1900선대를 유지할 때만 해도 금융당국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였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오전 11시20분 코스피가 1907.76선까지 떨어졌지만 “아직까지는 생각보다 시장이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지 않다”며 “그렇게 우려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까지는 시장에서 미국 신용등급 강등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아, 당초 예상 정도 수준에서 움직이는 것 같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오후 1시23분 유가증권시장에서 2년6개월 만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하자 금융당국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후 1시23분 선물시장이 5% 이상 하락하는 상태가 1분 이상 지속되자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외국인들은 매도가 많이 줄었는데 국내 개인들이 다른 아시아권 증시보다 우리나라의 하락폭이 커서 과도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면서 “개인들이 많이 불안해하며 팔아치우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결국 오후 2시께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관련 부서 과장급 이상 간부들을 긴급히 불러 모았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정확한 회의 내용을 알 수는 없지만 김 위원장이 과장급 이상 간부들을 급히 불러 모았다”며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이에 대한 내용을 보고받고 논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석동 위원장도 이날 오후 간부회의에서 “금융시장 동향을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상황변화에 대한 대응체계를 면밀히 점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외환 수급에 대해서는 자금유출입 동향, 국내외 유동성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대외 불안요인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할 것”이라면서 “필요할 경우 시장안정대책을 마련해 시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미국의 70년 만의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국제자금흐름 등에 대한 정확한 예측이 쉽지 않고, 국내 시장의 불안이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금융당국의 단·장기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금융당국은 현재 은행 등 국내 금융기관의 외환건전성에 큰 문제는 없지만,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 등 대외불안 요인에 대응해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외환건전성을 높여 나갈 수 있도록 지도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당국은 이에 따라 이달 중 은행별 외환건전성 현황을 점검하고 미흡한 점이 드러날 경우 개별 지도에 나설 방침이다.
뉴스토마토 이승국 기자 ink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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