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신용등급 강등 후..눈길끄는 안전자산

입력 : 2011-08-09 오전 9:30:14
[뉴스토마토 김민지기자]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을 떠나 안전자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투자자들의 관심은 금과 미국 국채에 집중돼 있다. 금은 연일 사상 최고점을 기록하고 있고 미국 국채도 상승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스위스프랑과 일본 엔화도 역시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보이는 중이다.
 
◇ 위험한 위험자산..맥없이 ‘폭삭’
 
8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악재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55% 하락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와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각각 6.90%, 6.65%의 내림폭을 기록했다.
 
매튜 퍼론 노던트러스트 시카고 지부장은 "심리적인 투매 현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며 "상황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포지수라고 불리는 시카고옵션 변동성지수(VIX)의 급등세에 대해 "장은 패닉 구간에 들어섰다"도 판단했다.
 
조센 마젤라 나이트 캐피탈 선임 트레이더도 "앞을 보기도 겁나는 상황"이라며 "지수는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지만 개선될 가능성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윌리암 수피 스크럭쳐 에셋 매니지먼트 금융 자문위원도 "미국 정부의 신뢰성이 문제"라며 "미국 정부는 이성적으로 책임있는 움직임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적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국제 석유가격 하락세도  분명해지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9월 인도분은 2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미국의 최고 국가신용등급이 상실됐다는 사실에 전 거래일 대비 5.57달러(6.4%) 내린 배럴당 81.3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북해산 브렌트유 9월 인도분도 지난 2월 이후 최저 수준인 배럴당 5.63달러(5.2%) 하락을 기록했다.
 
존 킬더프 어게인 캐피탈 공동창업자는 "글로벌 경제 회복에 대한 신호가 나타나지 않는 한 안전자산 선호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높은 안전자산의 수요는 시장 불안감에서 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 '안전자산'이 역시 안전하다
 
위험자산은 바닥을 모르고 내려가고 있지만 안전자산은 상승 랠리를 나타내고 있다.
 
금값은 1700선을 훌쩍 넘어섰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12월 선물은 전 거래일 대비 61.40달러(3.7%) 상승한 온스당 1713.20달러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 2009년 3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은값도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은 9월물은 전 거래일 대비 1.169달러(3.1%) 상승한 온스당 39.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레베카 패터슨 JP모간 상임 전략가는 "미국과 유럽의 경기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는 계속될 것"이라며 "안전 자산의 매력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파레시 우파야야 뱅크 오브 아메리카 뉴욕 지부장은 "취약한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가 상대적인 안전자산으로 평가되는 국채의 수익을 높이고 있다"며 "아이러니한 점은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에도 불구, 미국 국채의 인기는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0.20%포인트 내린 연 2.37%를 기록하며 최근 2년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또 "오는 9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OMC)에서 뚜렷한 해결책이 나오기는 어렵다는 점도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 이렇다 할 반등 상승요인(모멘텀)이 나오지 않는한 상황이 긍정적으로 반전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뉴스토마토 김민지 기자 mj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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