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구주 인수에 가산점"..SKT "인수 포기도 불사"

입력 : 2011-08-09 오후 3:17:12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하이닉스(000660) 채권단이 구주(보유주식) 인수를 하는 회사에 가산점을 주는 방안이 추진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인수 의향을 밝힌 SK텔레콤(017670)STX(011810)가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9일 "우리가 생각했던 인수 판단 근거가 훼손됐다"며 "원점에서 인수를 재검토 할뿐만 아니라 최악의 상황엔 인수를 포기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STX 관계자도 "채권단이 구주 인수를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면 유감"이라며 "하지만 SK텔레콤처럼 재검토는 있을 수 없고, 인수 추진은 계속 한다"고 말했다.
 
두 회사는 그동안 하이닉스의 구주와 신수 인수를 병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인수업체가 신주를 산 자금은 하이닉스에 그대로 남겨져 생산라인 증설 자금으로 이용할 수 있어서다.
 
하이닉스 반도체 생산라인을 하나 만드는데 필요한 자금은 3조~4조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주만 인수하게 될 경우 인수 회사는 매각 대금과 함께 별도 설비에 투자해야하는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채권단이 구주 매입을 통해 이익 챙기기에만 급급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하이닉스 노조 관계자는 “하이닉스를 살리기 위해 투여한 자금보다 채권단이 지분 매각을 통해 더 많은 이익을 가져갔다”고 말했다.
 
입찰 경쟁에 참여한 업계 관계자도 “지분 70% 매각을 통해 이미 투입자금 회수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신주 인수를 거부할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입찰의 목적은 하이닉스의 새 주인을 찾아주려는 데 있으나 채권단은 손에 쥔 주식의 가치를 높여 더 많은 자금 회수에 혈안이 된 것 같다"며 "채권단은 마지막 지분을 매각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출 게 아니라 건실한 대주주를 만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채권단은 하이닉스의 지분 85% 중 70%를 매각했고, 이번 인수 입찰을 통해 15%를 매각할 예정이다. 채권단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평가기준을 마련한 뒤 다음달 초 본입찰에 들어간다.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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