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제언 기자] 금융투자업계가 증시 불안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세제 혜택과 공매도 제한 등을 금융당국에 건의할 방침이다.
9일 증권사, 자산운용사, 투자자문사 등 금융투자업계 31개사 사장들은 오후 4시 금융
투자협회에서 '긴급 사장단 회의'를 개최하고 최근 증시 상황에 대한 진단과 증시안정을 위한 대응방안 등을 논의했다.
회의에 참석한 금융투자회사는
현대증권(003450)과 하나대투증권,
키움증권(039490) 등 16개 증권사와 하나UBS자산운용과 신영자산운용 등 자산운용사 11개사, 한국창의투자 등 투자자문사 3개사, 선물사 1개사 등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이번 주가 하락이 최근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 등으로 촉발된 글로벌 증시 동반 급락 등 외부 변수에 따른 것으로 우리 경제의 위기 대응 능력 향상과 자본시장의 견조함 등에 미뤄볼 때 과도한 반응이라며 기관투자자는 주식 매도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회의에 참석한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대표이사는 "현재 사항은 국내 문제가 아니라 대외적인 문제"라며 "돈을 푸는 것보다 미국 등에서 재정적자 등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아야 글로벌 증시가 안정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관투자자 주식 매도 자제 문제에 대해 이 대표는 "운용사 보다는 기관 고객들의 로스컷(손절매) 요구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김영익 한국창의투자 대표이사는 "이같이 사장단 회의가 있는 것은 주가가 바닥이라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김지완 하나대투증권 사장은 "회의에서 공매도 제한 등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증시는 차츰 안정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금융투자업계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투자심리 안정 노력 등으로 주식시장 안정을 위한 방안도 논의됐다. 제도적인 측면에서는 퇴직연금의 주식형 펀드 매입 허용, 어린이펀드 세제혜택, 일시적인 공매도 제한, 신용융자 담보비율 완화 건의 등 가능한 방안을 검토하고 금융당국에 건의할 방침이다.
황건호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회의 시작 전 모두발언에서 "심리적 안정이 가장 중요하다"며 "신용자 담보비율 규제와 공매도 제한 문제를 다시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정부나 금융업계에서 내놓은 증시 안정화 정책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기 보다는 일시적인 보완책에 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나 금융투자업계에서 내놓을만한 카드가 특별하게 새로운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단기적인 효과는 있을 수 있어도 큰 방향을 바꾸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시장 개방화가 진전된 상황이기에 경제의 글로벌 동조화라 볼 수 있기 때문에 내부 정책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큰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점에 대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정책적인 지원책이나 독일의 역내 재정문제에 대한 태도 변화를 들고 있다.
이상원
현대증권(003450)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에서 긴급유동성을 풀고 유럽에서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에 대한 매입을 확대하는 조치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국내 정책은 심리적인 안정책이 될 수 있지만 펀더멘탈이나 경기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신용경색의 문제라는 점을 주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