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시장 불안감 여전..美연준의 남은 실탄은?

입력 : 2011-08-10 오전 11:16:54
[뉴스토마토 김민지기자] 미국 연방준비위원회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9일(현지시간) 오는 2013년 중반까지 초저금리 유지를 골자로 하는 성명을 발표했지만 시장 불안감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많았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경기둔화 가능성을 인정한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시장 불안감을 막을 수 있는 강력한 해결책은 제시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성명발표 후 별도의 기자회견이 없었던 점이 아쉽다"며 "다만 연준이 추가 경기부양책이 필요할 경우 시행하겠다고 언급한 점은 희망적"이라고 전했다.
 
◇ 연준의 선택이 제한적일 수밖에..일단 만족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성명서 한 장이 가져온 효과는 분명히 있었다. FOMC 성명이 발표된 후 뉴욕증시는 반등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연준 발표에 힘입어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전날보다 3.98% 상승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와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각각 5.29%, 4.74% 동반 상승했다.
 
브르스 맥캐인 키코퍼레이션 상임 전략가는 "연준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성명 이후 시장은 그동안의 공포가 과했다는 것을 인식하고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국제유가는 연준에서 구체적인 부양책을 제시하지 않은 점에 실망하며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8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대표적인 안전 자산 선호현상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이틀째 사상최고가를 경신하며 전일 대비 29.80달러(1.7%) 상승한 온스당 1743달러를 기록했다.
 
오마르 에스너 코먼웰스 외환부문 애널리스트는 "연준의 성명서를 통해 투자자들은 미국 경제 전망이 어둡다는 것과 적어도 오는 2013년까지 미국 경제 둔화는 이어진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안전 자산의 인기가 계속되는 이유는 FOMC의 저금리 유지 결정이 경기가 좋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 가지고 있는 실탄은 언제 나올까
 
시장의 관심은 다시 이달 말로 예정된 잭슨홀 회의로 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FOMC는 경기 둔화 가능성을 높다고 인정하면서도 시장이 기대하고 있었던 국채 직매입 등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언급은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잭슨홀은 지난해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2차 양적완화 계획을 발표한 곳이다.
 
연준은 성명서에서 "저금리기조 유지와 함께 보유 채권에 대한 재투자 기조를 유지하며 규모나 만기 등을 점검하고 필요한 경우 조절하겠다"는 입장을 취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시장은 저금리를 유지하면서 과연 연준이 경기를 되살릴 수 있는가 의문"이라며 제로(0)에 가까운 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일본 경제가 지지부진하고 있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다만 "연준이 경기를 부양할 수 있는 가능한 정책수단들을 충분히 검토했고 필요할 경우 언제라도 행동에 나설 의지를 드러내 다행"이라고 말했다.
 
알베르토 버넬 불틱 캐피털 마켓 고정자산 부문 연구소장은 "연준은 필요할 경우 추가 경기부양책 실행 의지를 분명히 했다"며 "이날 강력한 카드를 제시하지 않은 이유는 미국 경제가 위험에 처해있다는 공포감 조성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긍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연준이 추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해결 카드는 양적완화 조치를 포함해 국채만기 연장, 장단기 금리차 확대, 은행 초과지준금에 대한 이자율 인하 등이 있다.
 
마이클 요시카미 YCM 상임 전략가는 "연준이 3차 양적완화 가능성을 배제시킨 것은 아니다"며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허진욱 삼성증권 이코노미스트도 "미국이 추가 양적완화를 선택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미국 신용등급 하향조정 이후, 예상과는 다르게 미국채 금리가 급등한다면 연준이 3차 양적 완화를 통한 금융 시장 안정화에 나설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전했다.
 
뉴스토마토 김민지 기자 mj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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