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경미기자] 최근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소식에 따라 불안심리가 증폭되는 가운데, 글로벌 금융위기로의 확산은 이어지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연구원은 10일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단기적으로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과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겠으나 현재로서는 신속한 글로벌 정책 공조와 국별 대응을 감안할 때, 리먼사태와 같은 전면적인 글로벌 금융위기로 확산될 가능성은 아직 낮은 것"으로 진단했다.
또 "전세계 최대 수입시장인 미국의 수입 수요는 올5월까지 18.8% 증가했으나, 이번 신용등급 하락을 계기로 미국 경기 회복세 둔화폭이 커질 경우 연간 수입시장 규모는 당초 전망을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5% 증가한 279억 달러로 견조한 증가세를 보였으며, 휴대전화,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등이 이러한 증가세를 주도해왔다.
이에 따라 미국 신용등급 하락의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확대돼 우리 수출 기업의 환리스크 관리에 부담을 줄 것으로 무협은 예상했다.
또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국 경기 회복의 둔화세가 장기화될 경우, 주력 수출품목을 중심으로 대미 수출 증가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표적으로 휴대전화는 IT 제품의 경기변동 민감성이 상대적으로 작은 미국 시장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다소 위축될 경우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가격 및 마케팅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차 및 부품은 미국 자동차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될 경우에는 우리 수출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이나, 불황 이후 미국 소비자들의 중소형차 및 연료효율성에 대한 선호가 더 강해질 경우 우리 수출 주력 차종에 대한 수요가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석유제품의 대미 수출 비중이 큰 항공유의 경우, 올해 미국의 수입선이 변경된 상황으로 휘발유의 경우 우리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에 수출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우리의 대미 수출 비중은 약 10%로 이번 사건의 영향이 대미 수출 증가세 둔화로만 제한된다면, 우리의 대세계 수출에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고서는 예측했다.
그러나 이러한 영향의 정도를 제대로 가늠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국제금융시장의 반응과 실물경제로의 파급 여부를 더 지켜보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무협은 "이번 충격의 근본 배경에는 신용등급 하락보다는 미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은 만큼 앞으로 미국 수입수요 증가세의 둔화와 경기회복 지연 가능성에 대해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