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eye]단비

입력 : 2008-07-21 오후 6:46:48
[뉴스토마토 정종현기자]21일 국내 증시가 오랫만에 붉은 빛으로 물들었다.
 
홍콩, 대만증시등 아시아증시도 금융주 중심으로 동반강세를 기록했다. 가뭄 속 단비다. 
 
지난주 후반 미국 증시 상승에도 불구 번번이 음봉으로 마감되며 상승 에너지 부족을 드러내던 증시는 장중한때 매수 반전한 외국인 투자자와 프로그램 대량유입이라는 요인으로 급등을 기록했다.
 
이날도 여지없이 기록이 쏟아졌다.
 
우선 지수의 등락에 상관없이 쏟아지는 외국인 매도는 31일째 이어졌다. 31일간 총 매도금액은 8조 3000억원에 달한다.
 
장중한때 100억원 정도 순매수로 반전하며, 연속 매도에 종지부를 찍나 싶었지만 오후장들어 지수의 상승탄력이 더해지자 여지없이 매도세 강화로 대응했다.
 
낙폭 과대 업종인 건설업종에 대해서 오랫만에 270억원 순매수를 기록했고, 요사이 순매수를 보이던 금융주에 대해선 강력한 상승이 나오자 매도 반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 입장에서 해석해 보자면 전체 시장보다 더 떨어져 있는 건설업종에 대한 순매수를 통해 상승 탄력을 높혔고, 조금씩 모아오던 금융주에 대해선 단기 차익을 실현한 셈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올들어 최대를 기록한 프로그램매수 유입도 주목해 볼만한 대목이다.
 
외국인의 선물시장 5667계약 순매수, 시장베이시스 3.95포인트로 확대, 프로그램 순매수는 7031억원에 이르렀다.
 
연기금 중심의 비차익매수 1100억원이 있었지만 이를 제외한 6000억원 가량은 모두 차익매수다.
 
프로그램매수로 인한 지수상승이 모두 나쁜 것은 아니지만, 프로그램매수로 인한 지수상승은 기술적 반등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
 
국제유가 하락이나 미국의 신용 위기의 안정등 안전판으로 유지가 되면 다행이지만 반대의 경우가 발생하면 언제든지 매물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사상최대 매수차익잔고 7조8000억원은 악재가 나올때 마다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고려해 봐야한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장둔화와 바꾼 유가하락은 단기 호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즉, 1500선에 대한 다중바닥 지지를 통해 하방 경직성은 유지할 수 있겠지만 상승시 본격적인 반등보다는 기술적반등, 제한적 베어마켓랠리 정도로 상승을 해석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단적으로 지난 주말 미증시의 반등은 씨티그룹의 예상밖 실적호전으로 다우지수가 강세로 마감했지만, 기술주는 차익실현 매물로 급격한 하락을 보였다.
 
다우지수는 지난 3일간 무려 500포인트나 상승한 상태다.
 
국제유가의 안정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출 수 있고, 전체적인 투자심리를 안정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선 핵심적인 변수라고 볼 수있다.
 
국제유가나 금융주의 안정으로 미국 증시가 지난주에 이어 안정을 보인다면 국내증시도 상승이 여기서 멈추지는 않을 수도 있다. 기술적 분석으로만 본다면 1600선 이상까지도 걸어볼 만한 상황이다.
 
또 이번 LG전자의 실적에서도 확인했듯이 휴대폰사업부문의 영업이익률이 14.4%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에도 LG전자의 호실적은 삼성전자로 이어졌다.
 
반도체 부문의 큰 개선이 없었지만 휴대폰과 액정표시장치(LCD)가 선전했다면 이번 금요일 삼성전자의 실적도 기대해 볼만 하다.
 
여러가지 추가 상승요인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썩 내키지 않는 것은 뒷맛이 개운치 못하기 때문이다.
 
7주 연속하락에 따른 반발, 올해 최대 프로그램매수, 낙폭 과대 건설과 증권업종의 급등등 기술적 반등 측면이 강한 만큼 추가상승에 대한 가능성은 열어두돼 분위기에 휩쓸릴 필요는 없다.


뉴스토마토 정종현 기자 onair21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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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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