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경훈기자] 국내시장을 외국계 SPA브랜드에 내준 토종 SPA 브랜드들은 아시아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시장을 선점한 외국계 SPA 브랜드처럼 토종 브랜드들도 서둘러 아시아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또 아시아에서 노하우를 축적해 글로벌 브랜드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이들은 국내 시장에서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국`이란 브랜드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으며 비슷한 체형을 보유한 중국과 싱가포르 등 아시아를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
◇ 한류바람 탄 지금이 적기..르샵 등 `두각`
패션 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위상이 일본만큼 높아졌고 한류라는 브랜드 파워가 더해진 지금이 토종 SPA 브랜드들의 해외 진출 적기"라며 "한류가 불고 있는 곳을 우선 공략하는 것이 성공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진출이 가장 활발한 브랜드는 현우인터네셔날의 '르샵'이다. 르샵은 공격적으로 유통망을 확대하고 시즌별 상품 다양화와 중국 소비자 요구에 빠르게 대응하며 안정적 성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중국 법인을 설립해 영업을 개시한 후 6개월 만에 13개 매장을 열었고 현재(7월기준) 현지 매장이 45개점에 이른다. 올 하반기에도 40여개점을 추가로 오픈해 진출 2년만에 100개점 돌파를 계획하고 있다.
매출도 폭발적 성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3개의 매점에서 1300만위안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8500만위안, 2015년까지 500개점 매장에서 10억위안의 매출을 올리는 것이 목표다.
박현선 르샵 상해법인 상품부서 차장은 "중국내 유통 볼륨화와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 이후 아시아와 유럽으로 진출하는 것이 중장기적 전략"이라며 "패션 트렌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코데즈컴바인은 지난 2007년 중국 하얼빈 매장을 오픈한 이래 현재 38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6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외적으로는 안정적 진출로 보일 수 있으나 재무적으로는 53억원 정도의 손실을 기록하는 등 아직 시장에 안착하지 못했다는 평이다.
진출 초기 현지화 전략이 부족해 중국인들의 소비패턴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가두점 중심으로 매장 확대전략을 펼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현지화 전략이 성공의 열쇠..글로벌시장 진출의 초석
하지만 올해는 현지생산, 현지기획, 보강 등 현지화 전략을 강화해 중국 사업부분에서 첫 흑자를 기대하고 있다.
김준호 코데즈컴바인 IR담당(기업재무분석) 과장은 "중국 시장에서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생산 현지화"이라며 "지금은 수출 형태를 따르고 있지만 계속적인 매출 증진을 통해 직접적인 투자로 현지화를 실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파이시칼라는 싱가폴에 처음 문을 연 국내 SPA 브랜드다. 지난달 11일 싱가포르 주롱 포인트점에 입점을 필두로 국외시장에 진출했다. 톡톡 튀는 컨셉으로 다양한 컬러와 개성이 강한 디자인으로 20대를 주요 타겟으로 한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을 파는 것 뿐만 아니라 패션자판기, 오락기, 향기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을 선사하는 경쟁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반응은 성공적이다. 싱가폴 매장에서 클리퍼(굽이 있는 스니커즈)가 개점 2일만에 현지 물량이 품절될 정도로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컬러풀한 원피스류와 민소매 제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현지의 날씨와 기후, 그리고 현지인의 체형이 한국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 호재로 작용했으며 중국산이 아닌 한국에서 만들었다는 것도 큰 메리트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민호 스파이시칼라 사업본부장은 "글로벌 브랜드와 경쟁을 피할 수 없는 것이 국내 시장의 현실"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을 자신했다.
스파이시칼라는 글로벌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현재 싱가폴 내 10개 매장 추가를 계획하고 있으며 내년 하반기 뉴욕에서 오픈을 위해 컨설팅 회사인 패션스 눕스와 함께 상권과 소비자 패턴을 분석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