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전세계 상위 2%의 지적능력 소유자만이 가입할 수 있는 '영재'들의 모임인 '멘사' 출신 두 사람이 책갈피 시장에서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올해로 서른 살 동갑내기인 김철중 대표와 김남현 이사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이 공동 운영하는 출판·제조기업 '미리온'은 현재 자동책갈피 '수지인'을 통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추진하고 있는 히트500 제품에 선정된 '수지인'은 일반적인 명함의 약 2/3 크기로, 책갈피 양쪽에 자석이 부착돼 있어 책장에 쉽게 고정시킬 수 있다.
또 책을 고정한 뒤 책갈피의 서표부를 살짝 구부려 주면 책장을 넘겨도, 책을 덮어도 읽던 페이지를 확인할 수 있다.
미리온의 자동책갈피 수지인은 사실 처음부터 상품 판매를 목적으로 개발된 제품이 아니다.
김남현 대표가 2007년 1인 창조기업으로 미리ON을 설립하고 '대국민 IQ UP 프로젝트 IQ 페스티벌'이라는 두뇌계발 서적을 집필하면서, 창의력 증진을 위해 아이디어를 실제화하는 내용을 담고자 생각해 낸 것이 바로 자동책갈피였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책갈피를 새로 꽂아야 하는 기존 책갈피의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는 창의적인 방법은 없을까.
질문을 던진 김남현 대표는 그 해답으로 책갈피를 책에 고정시킨 채, 읽고 있는 부분을 표시할 수 있는 책갈피를 제안했고 그 방법을 적용한 자동책갈피를 자신의 두뇌계발서 뒷부분에 부착해 책을 출간했다.
수지인의 첫번째 모델은 2008년 5월 그렇게 책의 출간과 함께 탄생했다. 이후 미리온은 포스트잇
처럼 책에 접착시킬 수 있는 두 번째 모델의 수지인을 출시했다.
실제로 자신의 책에 적용해 자동책갈피를 만들어보니 상품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린 김남현 대표는 김철중 공동대표와 함께 '수지인'의 본격적인 상품화에 나섰다.
미리온은 지난해 12월 출시된 '수지인'의 세번째 모델을 통해 책갈피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책갈피에 자석을 부착해 고정력을 높인 세번째 모델 수지인은 아이디어 만큼이나 디자인 도입 방식도 창의적이다.
수지인은 전문 디자이너가 제작한 제품도 있지만 전문계고 학생들의 디자인도 제품에 반영됐다.
특히 김남현 대표가 졸업한 미래산업과학고등학교 디자인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모전을 실시해 당선된 디자인은 현재 수지인의 베스트 아이템으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그 인연으로 미리온은 미래산업과학고등학교와 연계협력을 맺어 학생들의 디자인 활동을 돕고 장학금도 지급하고 있다.
수지인은 지난 4월부터 서울 목동의 행복한세상 백화점에 입점돼 지금까지 판매되고 있으며, 신촌의 '꿈꾸는 청년가게'를 통해서도 판매되고 있다.
또 온라인을 통해서도 꾸준히 판로를 넓혀나가고 있다.
유명 인터넷 쇼핑몰과 디자인몰은 물론 미리온이 직접 운영하는 쇼핑몰 '미리몰'을 통해서도 수지인을 만나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인터넷 서점 등에서 수지인을 홍보용 판촉물로 사용하기 위해 대규모로 구매하고 있다.
김철중 대표는 "아픈 어린이들을 후원하는 한 재단에서 후원자들에게 영수증과 함께 수지인을 기념품으로 함께 발송했는데 수지인을 사용해 본 후원자가 수지인을 칭찬하는 사용후기를 남겨줬다"며 "그때 참 뿌듯했다"고 쑥스럽게 웃어 보였다.
수지인은 멀리 해외에까지 입소문이 퍼져 나간 상태. 입소문을 들은 미국과 일본 바이어들이 먼저 연락을 해 와 미리온은 현재 해외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김 대표는 "현재 제작하고 있는 두뇌계발서적 3권 출시와 함께 책갈피 다음 아이템도 계속 구상 중"이라며 "마지막으로 쉬면서 보낸 주말이 언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터뷰 전 날도 일 하느라 제대로 잠을 못자 피곤하다면서도 새로운 아이템과 사업구상을 설명할 때 그의 눈빛은 열정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젊은 천재들이 이끄는 미리온의 꿈과 도전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