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시중은행들이 대출 규제에 이어 상환에도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부채가 많은 가계는 이중고에 시달릴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은행 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19일 시중은행 실무자들을 모아 가계대출 연착륙 방안을 논의했다. 금감원 요청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신규대출 중단보다 기존 대출을 갚도록 해 대출 증가세를 억제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은행권은 지점장 전결금리, 특판금리 등 우대 혜택을 줄이는 데 이어 기존 대출의 일부 상환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500만원을 1년 만기 신용대출로 받았을 경우, 기존에는 이자를 계속 내는 대신 만기 연장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적어도 원금의 10~20%, 즉 50~100만원을 반드시 갚아야 연장이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만기 연장시 필요한 원금 상환 비율은 더 높아질 수 있다"며 "10~20%의 원금도 갚을 능력이 되지 못할 경우 은행은 대출자의 신용도가 위험하다고 보고 대출 약관에 따라 즉각 전체 원금 회수에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결국 기존 부채가 많은 가계는 신규 대출 억제에 이어 기존 부채의 원금 상환 압력에도 시달릴 수 있다는 얘기다.
은행들은 여기다 낮은 금리를 제시해 다른 은행 고객들을 끌어오는 대환대출, 우대금리를 주는 신규 입주 아파트 집단대출, 의사·변호사·공무원 등 전문직 우대 상품 판매도 자제할 계획이다.
시중은행의 다른 관계자는 "휴가철임에도 불구, 8월초 주가 폭락으로 최근 대출이 이상 급등세를 보였다"며 "신규 대출 억제에 이어 기존 대출이 어느 정도 회수되지 않는 한 가계 부채 문제 해결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소비자연맹은 "대출중단이 아닌 대출금리 인하로 가계 빚 문제를 풀어야 한다"며 "대출이자를 1%포인트 내외만 낮춰도 가계 대출증가 능력은 최소 10%이상 된다"고 주장했다.
조남희 금소연 사무총장은 "경제상황이 좋지 않음에도 금융지주사들은 대출이자를 많이 받아 과도한 이익을 냈다"며 "대출이자를 빨리 낮춰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