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유나기자] 대형 중고차의 가격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중고차 전문업체 카즈에 따르면 8월 잔존가치 조사 결과, 전 차종이 약간씩만 하락해 변동 폭이 극히 적었지만 대형차는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SM7 뉴아트'와 현대 '제네시스' 등 준중형급의 잔존가치를 뽐냈던 인기 대형차의 가격이 줄줄이 하락하며 60%대를 코앞에 두고 있다.
현재 대형차 중 60%대 잔존가치를 보유한 모델은 구형이 된 현대 '그랜저TG'와 쌍용 '뉴체어맨'뿐이다.
올 여름 중고차 시장은 잦은 비와 흐린 날씨,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 등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성수기인 휴가철 특수를 잡을 수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고유가까지 더해져 중고차 구매를 미루는 소비자가 늘면서 기존 보유 차량의 판매 역시 더뎌진 것이 사실이다.
중고차 시세가 대폭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기도 했지만 이런 우려와 달리 8월 현재 평균 거래가격은 지난달에 비해 10만~30만원 하락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대형차 사정은 달랐다. 한 달 사이 최고 170만원까지 가격이 떨어진 차량도 있다.
통상적인 중고차 잔존가치는 1개월에 1%씩 줄어드는 게 보통. 그러나 2009년식 SM7뉴아트 LE의 8월 평균 거래가격은 2100만원으로 2270만원이었던 7월보다 5%나 하락했다.
신형 에쿠스 역시 지난 달보다 140만원 하락한 5300만원에 거래됐다. 한 때 경차를 넘어서며 고공행진하던 잔존가치가 80%대 자락에 겨우 걸쳐진 상태다.
그 외에 쌍용 뉴체어맨은 지난달에 비해 100만원 하락했고, 기아 뉴오피러스가 50만원, 현대 그랜저TG가 30만원 하락했다.
대형차만이 이같이 큰 폭의 가격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대형신차 출시의 영향 때문이다. 연초 '그랜저HG'와 하반기 '올뉴SM7' 등 대형 신차들이 출시되면서 같은 라인에 있던 구형 대형차들의 가격이 빠르게 떨어진 것이다.
카즈의 대형차를 담당하고 있는 손원영 딜러는 "대형 신차 출시 효과와 고유가의 지속, 기상악화로 인한 수요 저하 등 악재가 겹치면서 대형차의 감가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며 "실제로 보유기간이 늘어나면서 손해를 보느니 당장의 감가를 감수하고 빠른 처분을 위해 매입가 이하로 판매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