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유나기자] 연이은 집중호우와 9호 태풍 무이파가 큰 피해를 남기고 지나간 뒤 중고차 시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100년 만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이미 '멀쩡했던' 수천대의 차들이 중고차 시장으로 내몰린 가운데 이번 주 또다시 폭우 소식에 공포감이 엄습한다.
◇ 며칠 동안 계속됐던 폭우에 도로 곳곳에 차량들이 완전히 잠겼다.
9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2일 오전까지 폭우로 침수 피해 신고를 한 차량은 모두 1만574대다. 이로 인한 피해액은 무려 731억원로 추정된다.
태풍 무이파로 인한 피해까지 집계되면 피해액은 더욱 불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자기차량손해담보(자차보험) 가입률은 55.9%로 실제로 침수 피해를 입은 차량은 훨씬 더 많다.
자차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은 차량의 소유자들은 침수로 인한 손실을 스스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자차보험을 들지 않아 피해 보상을 받지 못하는 차량 중 상당수가 침수 사실을 숨긴 채 중고차 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악덕 업주나 판매자가 '마음만 먹으면' 소비자는 낚이기 십상이다. 침수 중고차를 속아서 구입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침수 차량인지 아닌지 구분하는 방법은 뭘까?
중고차사이트 카즈가 '침수차량 구별법'을 소개했다.
카즈는 먼저 "언론에서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침수차량 구별법 등을 알리고 있지만 평범한 소비자가 작심하고 속이려는 판매자를 피하기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침수차량인지 아닌지 구별하기에 앞서 근본적으로 침수차량을 제외하고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폭우피해 이전에 중고차 시장에 유입된 차량을 찾는 것이다. 이번 폭우 피해는 지난 지난달 27일 이후에 집중됐으므로 그 이전에 등록된 차량은 이번 폭우로 인한 침수이력은 있을 수 없다.
이걸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바로 '성능점검 기록부'를 보면 된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중고차 거래 시에는 반드시 차량에 대한 성능, 상태점검 내용을 매수인에게 고지하도록 돼있다. 해당 내용에는 1차적인 침수여부는 물론 성능점검을 받은 날짜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지난달 27일 이전에 성능점검을 받은 차량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차량이 오랜기간 판매되지 않아 성능점검을 최근 갱신했다'고 하는 경우엔 이전 성능점검 기록부를 함께 요청해서 사실을 확인해본다.
또 성능점검표와 함께 관인계약서도 반드시 챙겨둬야 한다.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문제가 발생할 때 근거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침수 여부 확인으로 끝이 아니다. 사고이력조회도 함께 확인해봐야 한다.
보험개발원 카히스토리도 1대당 5000원에 사고이력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고이력 조회를 무료로 제공하는 중고차사이트도 많다. 카즈의 '청정중고차' 서비스도 판매자의 사원증과 성능점검 기록부, 사고이력이 조회된 차량 등을 공개하고 있다.
카즈는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우선시돼야 할 것은 침수피해를 겪은 차주의 올바른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스스로 내키지 않는 일을 불특정다수에게 전가한다면 언제든 피해는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보상이 어려운 만큼 천재지변 사고에 미리 대비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카즈가 밝힌 구별법 외에도 ▲ 안전벨트를 끝까지 당겨 물때나 진흙의 흔적이 있을 때 ▲ 시거잭에 면봉을 넣어 모래나 진흙 등이 발견될 때 ▲ 시트 사이사이, 헤드레스트 탈부착 부위, 연료 주입구 등 금속이 녹슬었을 때 ▲ 악취를 없애기 위해 과다하게 방향제를 사용한 흔적이 있을 때 등에는 침수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