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지수희기자]
포스코(005490)가 지난 6월부터 5300mm짜리 초광폭 후판을 생산하기 시작했지만 아직은 수요처가 마땅치 않아 본격적인 판매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체들이 당장에는 초광폭 후판을 사용할 처지가 못되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광폭 후판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절단라인, 크레인, 운송장비 등의 설비를 모두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엄두를 못내고 있는 상황"이라며 "큰 비용을 부담하면서 광폭 후판을 사용하는 것이 효율적인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도 "관련 설비를 갖추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밀려있는 생산을 중단해야 하는데, 생산을 중단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설비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포스코가 당초 초광폭 후판을 생산하게 된 것은 조선업계에서 광폭 후판에 대한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광폭 후판을 사용할 경우 선박건조시 사용되는 후판의 수와 용접부분이 줄어들어 제품의 내구성을 높이고 원가를 절감하는데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이에 대해 "용접을 한번이라도 덜 하게 되면 효율성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초광폭 후판을 사용할 경우 자투리 후판을 적게 남겨야 하는 문제도 생각해 봐야 한다"고 전했다.
조선 빅3와 달리
STX조선해양(067250)은 광폭 후판 사용이 가능하다. STX조선해양의 다롄조선소는 조선소 가운데 가장 최근인 지난 2007년 설립돼 처음 지을 때부터 광폭 후판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일부 국내언론이 "STX그룹이 처음으로 포스코의 초광폭 후판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보도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포스코는 당장 후판 수요가 많지는 않지만 큰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초광폭 후판은 100% 고객 주문생산제로 고객사 요구에 따라 생산되기 때문에 초광폭 후판 주문이 없을 경우 현재 많이 사용되는 2500~3000mm 제품을 생산하면 된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이미 초광폭 후판 생산능력까지 갖췄기 때문에 향후 수요가 늘어날 경우를 대비하겠다는 계산이다.
이를 위해 "지난 19일부터 현대중공업과 초광폭 후판 적용을 위한 태스코포스(TF)를 구성해 협의중에 있으며, 대우조선해양과도 설계시 적용을 하기 위한 협의가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포스코의 초광폭 후판은 광양 인근지역에 위치한 대우조선해양의 계열사 삼우중공업이나 두산메카텍에서 구입하고 있으며
성진지오텍(051310)도 압력 보일러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포스코는 내수판매를 위해 압력 용기 업체로의 공급을 더욱 활발히 하고, 수출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현재 월 1만톤의 초광폭 후판을 생산하고 있고 연내 60만톤까지 생산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뉴스토마토 지수희 기자 shji6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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