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세계 2차전지 시장에서 한국이 처음으로 일본을 앞질렀다.
휴대전화 부문의 수요가 늘면서 국내 업체들이 선전한 결과다.
2일 요미우리 신문이 일본 조사기관인 테크노 시스템 리서치의 발표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2분기 리튬이온전지 세계시장(출하량 기준)에서 한국이 42.6%를 기록해 33.7%인 일본을 제쳤다.
일본은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점유율이 전분기보다 4.3%포인트 떨어진 반면 한국은 휴대전화 부문의 판매가 늘어 4.9%포인트 올랐다.
이번 결과는 지난 1991년 소니가 리튬이온 배터리를 발매한 이후 줄곧 1위 자리를 고수해오던 일본을 4년만에 꺾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국전지연구조합과 일본 조사기관인 IIT 등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2차전지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08년 21.8%로 일본(50.3%)에 비해 2배 이상 뒤쳐져 있었다.
하지만 매년 격차를 좁혀 지난해 일본 37.8%, 한국 35.5%를 기록하는 등 발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턱밑까지 추격해왔다.
지난해 2차전지 시장에서 점유율 1위에 등극한 삼성SDI는 이번에도 굳건히 왕좌의 자리를 지켰다.
특히 산요와 모회사인 파나소닉(4.6%)의 합산 점유율이 23%에 그쳐 일본에서는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니혼게이자이 신문과 요미우리 신문 등 일본 언론은 "한국 기업의 점유율 상승은 저가 공세에 힘입은 결과"라며 의미를 축소했다. 또 소니의 주요 공장이 일본 대지진으로 생산 타격을 받은 때문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 업계 관계자는 "2차전지 배터리는 개당 가격이 높지 않기 때문에 저가 공세를 펼 수 없는 제품"이라며 "삼성전자와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 기업의 배터리 선택 비중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