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배임·횡령'에 빛 바랜 8월

8월에만 횡령·배임 공시 ‘7건’..전월比 3배 이상 증가
전문가, "투자자도 공부하고 투자 습관 바꿔야"

입력 : 2011-09-05 오후 3:33:46
[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코스피가 급락 사태이후 횡보세를 보이는 가운데 그나마 선방하고 있던 코스닥시장이 배임횡령으로 얼룩지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8월 코스닥시장의 상장사 임원의 횡령·배임 공시는 7건으로 전월 2건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났다. 횡령·배임 혐의 금액도 529억원으로 전월 같은기간의 122억원보다 333%나 급증했다.
 
지난달 31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발광다이오드(LED) 응용 제품 생산업체인 엔하이테크(046720)에 대해 횡령·배임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고, 이번달 1일 60억원 규모의 횡령·배임 혐의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아울러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심사하기 위해 매매거래를 정지시켰다.
 
네스테크(037540) 역시 지난달 30일 자기자본(2010년말 기준)대비 33.3%에 해당하는 100억원 규모의 횡령·배임 혐의가 발생돼 매매거래를 정지당했다.
 
이 외에도 온세텔레콤(036630), 에너지솔루션(067630)즈, 코데즈컴바인(047770), 제일창투(026540) 등이 해당 기업 임원의 횡령·배임설에 휩싸이거나 실제로 횡령 혐의가 발생했다.
 
문제는 코스닥 상장사의 횡령·배임을 사전에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데 있다. 여기에 코스닥시장에서 횡령·배임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는데도, 개인 투자자들은 외면하기는커녕 높은 수익률을 바라며 여전히 코스닥시장에 매달리고 있다.
 
이에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횡령·배임 관련 선의의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선 투자 대상 기업을 철저히 연구하고, 투자 습관을 바꿀 것을 조언한다. 아울러 코스닥협회의 역할 제고도 주문했다.
 
오현석 삼성증권(016360) 투자전략 팀장은 “일반 투자자들이 코스닥 상장사를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코스닥시장에선 이러한 위험을 안고 가거나 그게 싫으면 투자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오 연구원은 이어 “투자를 할 경우에는 코스닥 상장사 중 업력이 오래된 기업 가운데 꾸준한 실적에 위기관리 능력과 CEO 견제 장치 그리고 성장성이 있는 기업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최현재 동양종금증권(003470) 연구원도 “횡령·배임을 하려는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에는 공시를 통해 주가를 올리는 등 사전에 어떠한 행동을 취한다”며 “횡령·배임과 관련된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선 투자자들 역시 해당 기업의 재무제표를 보는 등 공부를 하고 투자에 임해야 한다”권했다.
 
최 연구원은 이어 “코스닥 투자자는 주가가 배 이상을 뛰는 것을 원하고 그러한 기업을 찾는다”며 “이러한 높은 수익률을 바라는 투자자들의 태도가 코스닥시장을 수익률 게임의 장으로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코스닥협회와 관련해 그는 “코스닥시장은 상장하기 전보다 상장한 뒤에 유지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며 “코스닥협회가 감시·감독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고 밝혔다.
 
 
뉴스토마토 박승원 기자 magun122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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