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맨이 되려면 '철인 3종 경기' 부터(?)

각사별 신입사원 극기훈련..하나대투는 산 4개 넘는 '불수도북' 실시

입력 : 2011-09-02 오후 3:05:36
[뉴스토마토 황상욱기자] 앞으로 증권사에 입사하려면 '증권3종'이라 불리는 자격증 대신 '철인3종' 자격증이 필요지도 모른다.
 
증권사들이 자사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군사 훈련을 방불케 하는 강도 높은 체력 단련 행사들을 대대적으로 실시하고 있기 때문. 지금까지 중요시 하던 스펙 외에 강철같은 체력도 이제 증권맨들에게 필수적인 조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일 한국투자증권은 신입 여직원들을 대상으로 오대산에서 30킬로미터 행군을 무박2일 코스로 진행했다. 남자 신입 직원들은 약 38킬로미터 행군을 이미 실시했다. 여성들에게는 체력적으로 크게 부담될수 있는 행사였지만 오히려 남자들 보다도 훨씬 근성있게 등산을 끝마쳤다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미래에셋증권(037620)은 '지덕체 소통-體(체)편'이름으로 신입 직원들과 최고경영자(CEO)가 함께하는 산행 행사를 갖고 있다. 6시간 동안 산행을 거쳐 동료적 일체감을 형성한다는게 행사 이유다.
 
유진투자증권(001200)도 '한계돌파 훈련'을 매년 실시한다. 설악산 10킬로미터 거리를 돌파하는 코스로 아침에 출발해 저녁까지 약 10시간 정도 산행한다. 한 예능TV 프로그램에도 나왔던 코스인데 상당한 난이도를 자랑한다.
 
이외에도 동양종금증권(003470)이 신입직원 연수 과정에서 설악산 또는 오대산을 매년 등반하고 있고 하이투자증권도 오대산에서 무박2일로 30킬로미터 거리의 행군을 갖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좀더 특이한 극기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해병대 갯벌 유격훈련 및 산악해병대 훈련을 1박2일간 진행한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극기를 통해 학생 신분에서 직장인이 되도록 하기 위함으로 성실성과 적극성 파악이라는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 가장 유명한 체력 단련 행사는 누가 뭐래도 하나대투증권의 '불수도북'이다.  김지완 하나대투증권 사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등산 마니아로 현대증권(003450) 사장 시절부터 불암산, 수락산, 도봉산, 북한산을 하룻밤새 돌파 하는 산행 행사를 가져왔다.
 
지난해까지 8차례 열렸던 '불수도북'은 올해는 우천 관계로 취소됐다. 당초 임직원 대상이었으나 점차 대상을 확대해 언론 관계자, 고객들도 참여가 가능해 올해에는 250여명의 신청자가 몰렸었다.
 
김지완 사장은 평소 "건강한 체력이 돼야 건전한 정신으로 영업 및 업무에 집중할수 있다"며 등산과 운동을 적극 권장해오고 있다. 매주 금요일 오전 7시면 본사 임원, 본부장들과 함께 여의도공원을 2바퀴, 약 5킬로미터 거리를 뛰고 있기도 하다.
 
우리투자증권(005940) 황성호 사장도 '여의도를 깨우는 모임'이라는 이름으로 아침 조깅모임을 갖고 있다. 올 1월부터 매일 아침 6시20분에 여의도공원에 모여 본사 임직원들과 함께 약 30여분간 조깅을 한다. 황 사장은 하프마라톤을 수차례 완주한 마라토너며 증권업계 최고 수준의 골퍼로도 유명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의 각종 극기훈련 행사들은 높은 업무강도 때문에 체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조직 내 화합을 도모한다는 취지가 주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토마토 황상욱 기자 eye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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