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준공후 미분양 54%..전국에 '빈집' 널렸다

지난 2007년부터 해마다 2배씩 급증..건설사 재무구조 악화
지방 준공후 미분양 64.5%..더 심각

입력 : 2011-09-06 오후 1:55:27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전국 미분양 주택의 절반 이상이 공사완료 이후에도 주인을 찾지 못해 '빈집'으로 방치돼 있다.
 
6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가 지난 2007년부터 3년간 전국 미분양 아파트 현황을 분석한 결과 미분양 아파트 시장에서도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비율이 54.34%로 급증해 총 3만8085가구가 비어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분양 문제는 업체들의 자금순환을 막아 신규 사업은 물론 기존 사업장 유지조차 어렵게 만드는데 그 중에서도 준공 후 미분양은 해당지역 주택에 대한 인식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수요자들 입장에서 기피대상 '1순위'다.
 
◇ 일반 미분양에 수요 몰리지만 준공후 미분양은 `찬밥`
 
전국 미분양 주택은 지난 2007년 9월 시행된 분양가상한제에 따른 밀어내기 분양 급증 여파로 지난 2008년 7월 16만595가구로 증가했다.
 
이후 정부의 미분양 물량 매입, 건설사들의 공급물량 조절, 분양가 할인 등 미분양 판촉, 전세 수요의 매매전환, 지방부동산 시장 훈풍 등 효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올 7월에는 7만87가구로 감소했다.
 
하지만 수요자들의 미분양 매입이 준공후보다는 일반 미분양에 몰리면서 전체 미분양 중 준공후 주택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2007년 7월 14.52%에서 2009년 7월 36.93%, 2011년 7월 54.34%로 상승했다.
  
수도권 준공후 미분양 비율은 2008년 7월 6.11%로 최저치를 기록한 후 매년 상승해 2009년 7월 10.49%, 2010년 7월 22.24%, 2011년 7월 37.52%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2011년 7월 기준) 서울이 49.18%로 가장 높고 경기도 40.86%, 인천 13.34% 순이다.
 
서울에서는 강동구(206가구), 구로구(134가구), 성북구(115가구), 경기도는 용인시(3348가구), 고양시(2,312가구), 남양주시(352가구), 인천은 부평구(200가구), 서구(187가구) 순으로 준공 후 미분양이 많다.
 
한동안 전국 분양시장 활성화를 이끌던 지방은 수도권 보다 심각한 상황이다.
 
◇ 수도권 37.52%, 지방 64.5%..빈집 사태 심각
 
지난 2007년 7월 13.69%였던 준공 후 미분양 비율이 2008년 7월 28.45%, 2010년 56.47%를 기록한데 이어 2011년 7월에는 64.5%로 미분양 아파트 10채 중 6.5가구 가량이 준공된 주택으로 나타났다.
 
지방 광역시의 경우 준공 후 미분양(2011년 7월 기준)은 대구가 7481가구로 가장 많고 울산 3477가구, 부산 1015가구, 광주 550가구, 대전 252가구 순이다.
 
광역시를 제외한 기타 지방에는 충청남도 4240가구, 경상북도 3342가구, 강원도 2407가구, 경상남도 2018가구, 충청북도 1498가구, 전라남도 1152가구, 전라북도 628가구, 제주도 121가구의 준공후 미분양으로 남아있다.
 
나인성 부동산 써브 연구원 "공사 완료된 주택은 건설사 입장에서 공사대금을 회수하지 못해 자금난이 발생할 수 있고 판매 완료까지 유지 관리비용 등이 추가로 들어가 재정상황이 악화된다"고 설명했다.
 
수요자들 입장에서도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건 마찬가지다.
 
빈집으로 방치된 상태가 장기화되면 지역 내에서도 해당 아파트의 인식이 나빠져 악성 미분양이라는 꼬리표가 붙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나 연구원은 "향후 준공 후 미분양은 건설사, 수요자, 또한 분양시장을 활성화 시키려는 정부 모두에게 골칫거리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뉴스토마토 황민규 기자 feis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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