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축된 여성복 시장,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극복해야

한국패션협회, 올 여성복 시장 2조9701억원 전년比 3.8%↓
삼성경제硏, "여성복 시장 `고가-저가` 양극화 분명"

입력 : 2011-09-08 오후 2:18:42
[뉴스토마토 김경훈기자] "여성복 시장의 크기가 줄어든 것은 맞습니다. 게다가 소비자들의 눈높이까지 높아져 이제 소비자들의 요구에 걸맞는 제품을 내놓지 않으면 바로 퇴출입니다"
 
한 여성복 브랜드의 관계자 말이다.
 
여심을 흔드는 가을, 이 가을·겨울(F/W)은 여성복 시장에서는 성수기라고 할 수 있지만
정작 여성복을 찾는 여성들의 발걸음은 드물다.
 
한국패션협회가 발간한 '한국패션마켓트렌드2011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여성복 시장의 규모는 2조9701억으로 지난해 보다 3.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여성인구의 구매력이 낮아져 시장이 축소된 것이 아니라 캐주얼복이나 스포츠복, 아웃도어등의 신장으로 그 수요가 이탈하고 있기 때문.
 
기능성 뿐만 아니라 디자인까지 강화된 아웃도어 옷들이 줄기차게 나오는데다 'ZARA', 'H&M' 등 글로벌 SPA(제조, 유통 일괄의류) 브랜드의 성공적 국내시장 안착도 여성복 시장의 위축을 부추겼다.
 
이같은 여성복 시장의 현상을 삼성경제연구소는 `트레이딩 업 앤 다운 (Trading-up and down)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트레이딩 업(Trading-up)은 자신이 원하는 가치를 실현하는 제품이라면 기꺼이 구매하는 습관을 일컫는 말로 소위 명품 소비를 지칭할 수 있다.
 
트레이딩 다운(Trading-down)은 소비자가 생필품에 대해서는 실용적이고 저렴한 제품을 구매하는 현상을 말하며 패션으로 바라보면 SPA 브랜드를 통해 소비를 하는 활동이다.
 
이준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전체 시장의 크기가 줄어드는 가운데 저가브랜드와 고가브랜드만 살아남는 양극화 트렌드가 자리잡고 있다"며 "어중간한 중간의 브랜드는 소비자들의 요구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높은 가격의 브랜드를 소유한 여성복 브랜드는 오히려 큰 성장세를 보였다.
 
국내 여성복 브랜드 한섬의 주력 브랜드인 타임(TIME)과 랑방은 상반기 판매 증가율이
각각 15%, 84%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불황인 여성복 시장에서 선전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장정은 KTB 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가 둔화되더라도 고가의 의류는 경기에 미치는 영향을 적게 받는다"며 "높은 프리미엄의 전략이 유효하고 있으며 앞으로 성장세는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고가도 저가도 아닌 애매한 가격의 중간 브랜드들은 다양한 라인업과 브랜드 이미지 향상, 유통경로의 다변화만이 여성복시장에서 살아남는 길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이 수석연구원은 "이러한 양극화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방면의 소비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야 한다"며 "소비자들의 충성심을 높이기 위한 브랜드 향상도 대응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백화점 매장에만 의존하지 않고 가두점 방식을 통한 유통경로 전략화도 불황을 타계하는 하나의 전략이다.
 
신원은 김태희를 모델로한 가두점 전문 브랜드인 '이사베이 드 파리(ISABEY de PARIS)'를 올 추동시즌을 시작으로 런칭했다.
 
브랜드 유통방식을 가두점 매장으로 선택한 이유는 백화점 매장과 달리 약 35% 에 달하는 수수료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차원이다.
 
이은석 신원 홍보팀 팀장은 "백화점 매장에서 10만원어치의 물품을 팔았다면 고스란히 3만5000원은 백화점에게 돌아가지만 가두점은 이러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게 장점"이라며 "불황을 타계하기 위해 효율이 높은 가두점 방식을 선택했으며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는 품질을 제공하는 것도 하나의 극복 방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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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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