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도 그린시대!)포스코, 파이넥스로 친환경·경제성 '두 토끼' 잡다

(집중기획)①오염물질 배출 고로 대비 1~3% 수준 불과
원가 경쟁력 탁월·저급원료 사용 가능..해외 기술이전 논의 활발

입력 : 2011-09-14 오후 12:56:28
[뉴스토마토 이성빈 기자] '지구 온난화' 심화에 따라 세계 각국이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면서 세계 산업계에 ‘녹색 성장’이 화두다. 우리나라 역시 2020년까지 온실가스를 배출전망치(BAU) 대비 30% 감축한다는 목표를 정하고 탄소배출권거래제를 2015년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이 같은 시대적 흐름은 대표적 '굴뚝 산업'인 철강기업들에게도 기업의 운명을 결정짓는 요소로 떠올랐다. 업체들이 2000년대 후반부터 적극적으로 '녹색성장'에 목을 맨 것도 이 때문이다. '그린 시대', 다양한 친환경 녹색 철강 생산을 위해 노력하는 철강업계의 도전과 성과를 몇차례로 나눠 살펴본다. (편집자주)
 
"5, 4, 3, 2, 1 … 와!"
 
2007년 5월30일 경북 포항시 포스코(005490) 포항제철소 파이넥스 설비 앞. 고(故) 노무현 대통령과 이구택 전(前) 포스코 회장이 스위치를 누르자 파이넥스 용융로에서 시뻘건 쇳물이 쏟아졌다.
 
파이넥스 공법으로 만들어진 쇳물이 공식적으로 첫 선을 보인 이날, 포스코는 세계 철강업계의 역사를 새로 썼다.
 
갈수록 강화되는 환경 기준, 고급 철강자원의 유한성을 극복하는 것이 세계 철강사들의 초미의 관심인 가운데 유일하게 포스코만이 기존 고로 방식을 대체할 혁신적인 제철 공법의 대규모 상용화에 성공한 것이다.
 
◇ 연산 150만톤 규모의 파이넥스 2공장 전경
 
◇ 파이넥스, 오염물질 배출량 고로 대비 1~3% 수준
 
기존 고로에서 쇳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대부분 가루 형태로 된 철광석과 유연탄을 고체 상태로 만들기 위한 과정이 필수다.
 
하지만 철광석을 고체화 시키는 과정(소결)과 유연탄을 고체로 만드는 과정(코크스)에서 발생하는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분진 등 환경오염 물질을 피할 수 없다.
 
반면 포스코의 파이넥스 공법은 철광석이나 유연탄의 별도 가공할 필요없이 가루 형태의 철광석(분광)과 일반 유연탄(분탄)을 바로 사용하기 때문에 환경오염 물질이 대폭 줄어든다.
 
포스코에 따르면 황산화물(SOx)과 질소산화물(NOx) 발생량은 고로 공법에 비해 1~3% 수준에 불과하다. 또 비산먼지 발생량도 28%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강태인 포스코 파이넥스 생산부장은 "비산먼지의 경우 대기중에 떠 다니는 먼지가 아니라 공장굴뚝 등의 집진설비에서 나온 미세먼지일 뿐이다"고 말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기존 고로 공정의 90% 수준으로 큰 차이는 없지만 순산소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분리저장 기술이 발전하면 고로 공법 대비 50%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 시설투자비·생산원가 경쟁력..저급원료도 사용 가능
 
포스코 파이넥스 공법의 또 다른 경쟁력은 '경제성'이다.
 
소결과 코크스 공정을 없앰으로써 동일한 규모의 고로를 짓는 것보다 시설 투자비가 20%나 적게 든다. 공정 자체를 없앰으로써 쇳물을 만들어 내는 시간이 줄어들고 그로 인한 생산원가 절감도 동시에 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용할 수 있는 원료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다는 점도 주목된다.
 
분광은 기존 고로에서 사용되던 괴철광석보다 가격도 20% 저렴하고 매장량 역시 기존 철광석 매장량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풍부하다. 분탄 역시 고로에서 사용되는 코스스용 고급 유연탄보다 20% 싸다.
 
강 부장은 "파이넥스 공법에서는 저가의 원료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제조원가를 고로 공법과 비교해 15%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상용화에 성공한 파이넥스 설비는 그동안 용광로의 특성상 사용할 수 없었던 알루미나, 아연 등의 성분이 많이 포함된 철광석을 사용할 수 있다.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철광석의 한계를 크게 확대시킨 것이다.
 
◇ 파이넥스 2공장 용융로를 통해 쇳물이 불꽃을 튀며 쏟아지고 있다.
 
◇ 파이넥스 3공장 착공..해외 기술이전 논의 활발
 
포스코는 1992년부터 파이넥스 기술을 개발해 1996년 시험용 공장을 가동했고 2003년 연산 60만톤 규모의 시범용 공장(1공장)을 만들었다.
 
2007년에는 상용화가 가능한 연산 150만톤 규모의 2공장을 완공했으며 지난 6월 200만톤 규모의 3공장 착공식을 했다.
 
특히 파이넥스 3공장 설비는 150만톤급 파이넥스와 동일한 투자비를 유지하면서도 생산량은 33%나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는 또 파이넥스 3공장이 준공되는 2013년에는 포항제철소 전체 쇳물 생산량의 25%인 410만톤이 파이넥스 공법으로 생산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포스코와 우리 정부는 기술 유출을 최대한 방지한다는 조건 하에 중국, 인도 등 여러 국가들과 파이넥스 기술 이전을 논의 중이다.
 
철광석 자원이 풍부하지만 저품위 광석이 많은 나라에서는 미분탄(가루 형태의 원료)을 곧바로 쓸 수 있는 파이넥스 공법이 절실하다.
 
포스코는 세계 유일의 파이넥스 공법 상용화로 친환경 시대 전세계 철강산업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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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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