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한승기자] 미국·EU 등 재정위기로 인한 더블딥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하반기 우리나라의 선진국에 대한 수출은 둔화되고, 신흥국에 대한 수출은 높은 상태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코트라는 15일 '글로벌 재정위기에 따른 우리나라 수출여건 분석' 보고서에서 "선진국은 내수부진으로 고전하고 있지만, 신흥국에서는 내수확대와 원자재 수출 유지로 수입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 미국·영국·일본 등 경기침체 징후.. 우리 수출에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2분기 소비지출 증가율이 전분기에 비해 크게 하락한 0.4%, 영국은 7.7%에 이르는 높은 실업률과 -0.6%의 저조한 1분기 민간소비를 기록하며 완연한 소비심리 위축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도 지난 대지진 이후 1·2분기 개인소비가 연속해서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경기침체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트라는 이러한 선진국의 내수부진이 우리나라 수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자동차, 휴대폰 등이, 독일은 자동차, 조선(부품), 정보기술(IT) 제품 등 경기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제품을 중심으로 수입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 日 엔고·방사능 사태, 우리 수출에 긍정적
엔고와 일본 방사능 사태에 따른 일본 기업의 해외구매 확대 추세는 우리나라에 긍정적 요소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또 한-EU FTA 발효로 인한 한국산 가격 경쟁력 강화가 수출 부진을 상쇄해줄 것이란 분석도 더해졌다.
코트라는 "선진국 기업들이 경기 악화에 대비해 원가절감, 신흥국 수출확대 등 리스크 관리체제에 돌입했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유통업체 Adaptall, 영구 가전업체 Home Retail Group 등은 신흥국 유통채널 확대로 위기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고, 자동차 부품 수입업체인 Walker Products는 경기침체시 수요가 증가하는 자동차 A/S 부품 수입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신흥국 민간소비 '여전히 높아'
보고서는 내수확대와 아시아 수출 비중 확대로 신흥국에서의 민간소비가 아직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1~7월 소비재 매출 총액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16.8% 증가한 10조2000억위안으로 조사됐고, 브라질은 90개월 연속 민간소비 성장세를 띄며 민간소비가 탄탄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재천 코트라 지역조사처장은 "우리나라의 신흥국 수출 비중은 71.8%에 달하고 하반기 신흥국 수출도 긍정적으로 예상돼 올해 무역 1조달러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며 "선진국과 신흥국 기업 모두 신흥시장을 주목하는 만큼 경쟁과열에 대비한 우리 기업의 철저한 대응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코트라는 이번 보고서가 미국·독일·일본 등 선진 7개국과 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 신흥국 13개국 내 200개 주요 기업과 경제연구기관과의 인터뷰를 통해 작성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