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올해 증권가 리테일 영업의 화두는 '월지급식' 서비스다.
월지급식 서비스는 주로 은퇴이후를 걱정하는 베이비 부머를 사로잡기 위한 안정적 노후설계를 장점으로 약정금액을 안정성 높은 환매조건부채권(RP) 등에 투자해 매월 일정 수익금액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리테일 영업강화에 나선 증권사들은 이처럼 매월 제공되는 높은 이자수익과 안정성 높은 투자를 강조하며 퇴직이후를 걱정하는 투자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일부에선 혜성처럼 등장했지만 불과 5년여만에 주춤거리고 있는 자산관리계좌(CMA)의 열풍과 비슷한 추세를 보일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높은 수익에 실제 위험성을 깨닫지 못한 '묻지마 투자'가 자칫 안정적 노후 설계마저 해칠 수 있단 우려 때문이다.
15일 금융투자협회와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해 1500억원 수준에 그쳤던 월지급식 상품은 한국은행의 저금리 정책 유지와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겹치며 올해 4배가량 늘어나며 이달 현재 7000억원대에 육박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상품은 일반적으로 국·공채나 RP에 투자해 원금을 보존하는 안정형과 공격적인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해 매월 평가일에 높은 월단위 수익금을 제공하는 고수익형으로 구분된다.
전문가들은 월지급식 펀드는 해외채권형 펀드에 재투자하거나 저금리 시대의 대안으로 장기적 가치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한다.
이들 펀드는 고객이 원하는 금액을 원하는 기간동안 매월 일정하게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거나 가입시 정한 수익을 매월 나누어 받고 만기 때는 투자 원금까지 회수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또 자녀 명의의 적립식 투자에까지 나서는 경우 사전 증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후 재산 상속과 증여를 고려한 고객까지 끌어들일 수 있다.
월지급식 서비스와 펀드를 개발한 한 증권사의 상품개발팀장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예비 은퇴자들의 입장에서 변동성이 큰 증시흐름을 감안하면 월지급식 상품은 매월 수익을 보장하고 물가상승에 대한 자산의 가치하락을 막는다는 측면에서 매력적인 상품"이라며 "증권사 입장에서도 퇴직연금과의 연계를 추진할 수 있는데다 은행권의 새로운 고객을 유입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반면, 그는 "공격적인 채권형상품은 절대적 수익률이 너무 낮아 월지급식을 단순히 연금형으로 오인하는 경우 수익률은 물론 투자 손실도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증권업계 일부에서는 이같은 월지급식 상품의 열기가 "새로운 블루오션에 대한 기대감에 따른 것"이라며 "지난 2004년이후 증권사 리테일영업의 핵심으로 떠올랐던 CMA의 열풍처럼 사그러들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월지급식 서비스는 고수익에 다양한 연계활용이 가능하다는 점, 국공채에 투자해 안정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기존 CMA와 유사하다. 또 은행에서 증권사로의 자산관리의 이동을 이끌던 역할마져 CMA와 닮았다.
때문에 시장변화에 따라 불안한 시장 상황을 감안해 위험자산쪽으로 이동하며 감소세로 돌아선 CMA의 약세처럼 월 지급식 서비스의 선전도 시장에 시장 변화에 따라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까지 하루 평균 1000여건의 계좌가 개설되며 1000만여개 계좌에 유입금액만도 50조원에 육박했던 CMA 잔고는 지난 9일 현재 40조4281억원으로 집계되며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증권사의 금융상품투자전략 팀장은 "월 지급식 상품은 현재의 금리, 인프레이션 우려에 따른 자산가치 하락, 고령화에 따른 연금이외의 수익을 기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만족시킬 수 있는 상품"이라며 "CMA의 감소세를 걱정하기보다 오히려 CMA가 장점으로 내세웠던 다양하고 파격적인 서비스를 추가적으로 마련한다면 당분간 증권업계의 황금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