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고려대 신법학관에서 16일 열린 이용훈 대법원장의 강연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이용훈 대법원장의 공식적인 마지막 외부행사였던 이번 강연에서 이 대법원장은 적절한 농담을 섞어가며 미래의 인재들을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이 날 강연이 끝나고 진행된 학생들과의 질의응답시간은 이용훈 대법원장의 평소 지론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 대법원장은 "기억에 남는 판결이 무엇인지"를 묻는 학생의 질문에 생명연장장치를 제거하라는 판결을 내린 것과 성전환수술을 한 남성의 호적을 바꿔주라는 판결을 한 것을 꼽았다.
이 대법원장은 "판사가 죽음을 결정할 수 있는지 무척이나 고민했지만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성전환수술을 한 남성의 호적을 바꿔주라는 판결에 대해서는 "한 순간에 남성이 여자로 바뀐 격"이라며 웃음지은 뒤, "기억에 남는 판결이었다"고 말했다.
이 대법원장은 "정의라는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한국사회는 정의로운 사회라고 생각하는지"라고 묻는 학생의 질문에 "마이클 센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은 것 같다. 그 책 참 재미없더라"라는 농담으로 응수했다.
이어 이 대법원장은 "정의라는 것은 정의내리기 참 어렵다"면서 "서로를 판가름하지 않고 모두를 아우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법원장은 남북문제에 대해서는 "언젠가는 자연스럽게 통일이 이루어질 것이다"라고 전제하고 "통일은 절대 억지로 이루어져서는 안되며 우리는 남북을 뛰어넘어 세계속의 대한민국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대법원장은 대법원 운용에 대한 생각을 묻는 학생의 질문에 "사법부의 운용은 사법부의 편의가 우선이 되어서는 안된다"면서 “국민의 편의를 위해 국민을 존중하는 사법부를 만드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이 대법원장은 강연을 들은 학생들과 사진촬영을 하는 것으로 공식적인 마지막 외부행사를 마쳤다.
이 대법원장은 오는 24일 끝으로 퇴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