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지난달 있었던 주파수 경매에서 KT가 중도에 입찰을 포기한 것을 두고
KT(030200) 내부에서 경영진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KT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19일 "KT 일부에서 경영진에 대한 불만이 심각하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1.8㎓ 주파수 경매 포기로 KT가 업계 1위로 도약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고 전했다.
하반기 롱텀에볼루션(LTE)시대 본격화를 앞두고 경쟁사들은 단말기 도입에 열을 올리는 등 앞서 나가고 있지만, KT는 같이 경쟁에 뛰어들지 못하고 2세대(2G) 서비스 폐지에 매달려야 하는 상황에서, 아이폰5 출시로 약정기간이 끝난 아이폰3 고객들의 이탈마저 우려해야 하는 처지라는 것이다.
이석채 회장 역시 지난달 주파수 경매 포기를 발표하는 간담회 자리에서 "(1.8㎓를 KT가 확보하지 못함에 따라) 국내 어떤 사업자도 LTE가 소비자들에 약속하는 초당 150Mbps의 진정한 LTE를 실현할 수 없게 됐다"고 아쉬움을 표했고, 직원들의 사기저하를 걱정하기도 했다.
실제로 KT 직원들은 주파수 경매 포기에 대해 대단히 아쉬워하는 분위기다.
KT의 한 관계자는 "주파수 경매에서 절약한 비용을 클라우드 사업에 투자하겠다고 하지만 이는 아직까지 그야말로 뜬구름잡는 얘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KT가 기댈 언덕은 여전히 아이폰 밖에 없지만 다음달 중으로 출시 예정인 아이폰5는 경쟁사인 SK텔레콤과 동시에 출시되며, 이때 KT가 얼마만큼의 경쟁력이 있을지는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
특히 아이폰이 국내에 처음 출시되면서 이를 사용하기 위해 어쩔수 없이 KT로 옮겨갔지만 아이폰5 구입과 함께 다시 SK텔레콤으로 이동하려는 가입자와 LTE폰을 써보고 싶어하는 얼리어답터 이용자들에 대해 KT가 가진 카드가 아무 것도 없다는 게 KT 직원들의 위기감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1.8㎓ 주파수는 이 회장이 직을 걸고서라도 사수했어야 한다"며 "이 주파수를 포기함에 따라 KT는 업계 1위 도약은 커녕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와 경쟁해야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