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이륜차의 `부활`

① 재기 꿈꾸는 국내 이륜차 산업
건전하고 합리적인 `이륜차문화` 주도할 자격 갖춰

입력 : 2011-09-19 오후 4:30:13
[뉴스토마토 안후중기자] 우리나라 이륜차 시장이 국제통화기금(IMF)구제금융 이전 연간 약 29만대를 판매하던데서 불과 15년만에 약 12만대 수준으로 줄며 시장은 쪼그라 들었다. 뉴스토마토가 그 원인과 이륜차 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이륜차 업계의 노력, 정부의 미흡한 정책적 지원 등 다양한 문제점과 대책을 6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註]
 
<글 싣는 순서>
 
① 재기 꿈꾸는 국내 이륜차 산업
② 우리 이륜차 산업의 저력
③ 정부와 제도가 우리 이륜차 죽인다
④ 제대로 타면 안전한 이륜차
⑤ 세계 시장 공략하는 우리 이륜차
⑥ 고유가시대 친환경 대안은 이륜차  
 
우리나라 이륜차는 자동차가 흔치 않던 전후개발시대의 가장 중요한 개인이동 수단으로 도로조차 변변치 않던 우리 경제 부흥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였다.
 
이후 자동차가 거리를 가득 매운 현재까지 우리 사회의 곳곳에서 각종 문서와 물건의 수송부터 동네 골목골목을 누비는 음식배달까지 사람들 생활의 실핏줄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만를 위한 도로가 늘어나고 비와 추위, 더위에서 불리한 이륜차는 사고 뭉치의 오명까지 뒤집어 쓰며 각종 배달과 관련없는 일반인들에게서 점점 멀어졌다.
 
◇ 3분의 1 토막 난 국내 이륜차 시장
 
국내 이륜차 판매량은 IMF직전 연간 29만대에서 지난해에는 약 12만대로 거의 3분의 1수준으로 줄며 급격히 쇠퇴했다.
 
국내 이륜차 시장의 70%, 특히 상용차 부문에서 거의 독식하다시피하는 대림자동차의 경우 연간 최대 30만대까지 생산할 수 있는 시설과 인력을 보유하기도 했었지만 지금은 연간 10만대 수준 생산라인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시장이 줄어든 것은 정부의 이륜차 정책 부재와 자동차문화의 급격한 보급도 영향이 컸지만 무엇보다 일반인들의 마음속에 뿌리박힌 이륜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가장 큰 원인이다.
 
특히 이륜차라는 합리적이고 훌륭한 교통수단을 제대로 이용하기 보다는 폭주족과 퀵서비스문제, 각종 이륜차 관련 범죄 등 사고로 얼룩진 뉴스가 사람들의 머리속에 각인되면서 부정적인 인식이 이륜차 산업 전반을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폭주족은 청소년 문제, 퀵서비스는 퀵서비스 업종의 문제일 뿐 이륜차의 문제로 판단해서는 안된다"며 "이륜차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의 문제를 이륜차 자체의 문제라고 보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사회 전반의 부정적 인식과 줄어든 국내 시장으로 인한 경영의 어려움 속에서도 이륜차 산업을 살리기 위한 노력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
 
수년전 부터 대학가를 중심으로 불기시작한 스쿠터 붐이 값싸고 품질떨어지는 중국산 스쿠터로 잠시 주춤하긴 했지만 안전한 국산 스쿠터가 다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또 자연과 호흡하는 '이륜차 라이딩'과 '캠핑' 문화가 합쳐지면서 레저스포츠로도 새롭게 부각되는 추세다.
 
◇ '이륜차'..이제는 친환경 + 합리적 소비문화
 
더구나 환경관련 법개정으로 그동안 공해배출 문제를 안고 있던 '2행정기관 이륜차'가 사라지고 최근에는 모든 이륜차가 자동차와 같은 '4행정기관'이 보편화되면서 자동차보다 최소 3배 이상의 연비를 자랑하는 이륜차가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1리터당 2000원을 훌쩍 넘어버린 휘발유 가격이 떨어질 줄 모르지만 일부 상용 이륜차는 주행연비가 1리터당 80킬로미터에 육박해 "휘발유 냄새만 맡아도 달린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각종 배달용 이륜차는 물론, 근거리 출퇴근, 통학과 생활용으로 스쿠터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최근 상용과 승용모델의 구별이 뚜렷해지며 승용 이륜차의 판매비율이 전체의 20%를 넘어섰다.
 
국내 운행되고 있는 이륜차는 등록대수를 기준으로 185만대지만 전문가들은 중간 검사가 없는 이륜차의 특성상 실제 운행대수는 300만대에 이른다고 추산하고 있다.
 
매년 4번씩 잠실 스피드 트랙에서 치르고 있는 행사인 스쿠터 레이싱은 스쿠터의 성능과 레포츠 수단으로서 가능성을 보여주며 점점 규모가 커져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대림자동차는 최근 신형 스쿠터 출시행사를 젊은이들이 가득한 홍대 클럽에서 치렀다. 건전한 이륜차문화 확대를 위해서도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
 
대림자동차 관계자는 "바람직한 '이륜차 문화'를 다시 찾는다면 수십년을 쌓아온 우리 이륜차 산업의 저력이 연간 4000만대에 이르는 스마트폰 시장보다 큰 연간 5000만대의 세계 이륜차 시장을 석권할 것"이라며 "자동차와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고, 폭주, 매연으로 외면받던 이륜차가 최근 자전거처럼 건전하고 합리적인 문화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우리 이륜차 산업이 다시 뛰고 있는 것.
 
업계 관계자는 "바로 지금이 이륜차가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라며 "최근의 이륜차는 디자인과 성능, 가격 등 모든 면에서 합리적인 소비문화와 교통문화 등 새로운 트렌드를 주도할 수 있는 자격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뉴스토마토 안후중 기자 hu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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