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권리찾기)⑧보험 갈아타기 권유땐 일단 '의심'

입력 : 2011-09-23 오전 12:00:00
[뉴스토마토 박미정기자] 금융은 필요할 때 자금을 융통해 경제주체들이 원활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금융제도나 정책적 오류·부실, 금융회사의 횡포, 고객의 무지와 실수 등으로 금융소비자들이 금전적·정신적 피해와 손실, 부당한 대우를 당할 때가 있습니다. 뉴스토마토는 금융소비자들이 이런 손실과 피해를 입지 않고 소비자로서 정당한 자기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사례를 통해 보는 '금융소비자권리찾기'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장기간 꾸준히 납입해 만기가 도래한 보험은 높은 금리와 함께 누릴 수 있는 혜택만 남았기 때문에 어떤 금융상품보다 '효자'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성실히 납부한 보험을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는 경우, 중도해지로 인한 손해를 입고 신규 가입비를 내야하는 이중고를 겪을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경기도 오산에 사는 오모씨의 어머니는 S생명 여성시대보험을 10년 납입 80세만기로 가입해 납입을 완료하고 보장만 남은 상태였다.
 
그런데 어느날 두명의 S생명 직원이 오씨 어머니를 방문해 "10년동안 S생명에 들어있던 분에 한해서 실손의료비보험을 들어준다"며 "나이가 많아 다른 보험사로는 실손의료비보험에 가입할 수 없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S생명 실손의료비보험에 가입하라"고 말했다.
 
권유한 상품은 오씨 어머니가 가입하고 있는 실비보험과 비슷한 조건이었다.
 
더불어 보험 설계사가 새로운 보험을 오씨 어머니에게 특별히 가입시켜준다고 설득하는 상황에서 보험서류 작성이나 기존계약의 해지에 대해서는 전혀 이야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씨 어머니는 이번 계약이 여성시대 보험과는 별개인 줄 알았다.
 
하지만 1년 후, 보험을 하는 오씨 어머니 친구가 오씨 어머니의 여성시대 보험이 해약됐다고 알려줬다. 확인해보니 기존 여성시대 보험 계약이 해지돼 있고 해지금은 일시납입으로 새로운 실손보험에 가입돼 있었다.
 
보험 모집자가 좋은 보험으로 잘 알려진 여성시대보험을 임의로 해약하고 해지환급금을 실손보험에 일시납으로 납입해 왔던 것이다. 학교를 나오지 않아 글을 잘 모르는 오씨의 어머니는 앉아서 당한 셈이다.
 
다행스럽게도 S보험사는 모집자의 잘못을 확인하고 계약을 모두 원상복구 시켰다.
 
금융소비자연맹은 "보험 모집자가 수당을 탈 목적으로 '보험 갈아타기'를 종용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일단 의심해봐야 된다"며 "보험계약이 부실한 경우라 하더라도 가급적 해지를 하지말고 보완하는 방식으로 가입하는 것이 금융소비자들에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설계사의 전환 권유로 기존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보험계약으로 전환하는 '전환계약'의 경우, 새 계약이 마음에 안들때 같은 회사 상품에 한 해 6개월 이내에는 기존보험으로 원상복구 할 수 있다"며 "단, 다른 보험사로 이직한 모집자가 기존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회사에 가입을 요구하는 것은 반드시 유의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보험 갈아타기가 보험설계사만의 문제로 비추어지는 것에 대해 우려한 한 협회는 "보험 설계사들이 보험회사의 지시로 고객들에게 보험 갈아타기를 권유하는 것"이라며 "보험회사 자체의 제도적, 구조적 문제를 우선 해결해야한다"고 말했다.
 
도움말 주신 분 = 금융소비자연맹  
 
뉴스토마토 박미정 기자 colet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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