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엔터株 상승, 누구도 막을 수 없다

실적 보단 '연예인 인기=주가' 모멘텀
잠재적 위험성·콘텐츠 문제..하락 위험성 상존

입력 : 2011-09-21 오후 12:08:57
[뉴스토마토 박제언 기자] 일본과 유럽 등에서 한류열풍. 또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의 개국을 앞두고 주식시장에서 연예인 관련주, 특 엔터테인먼트주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서태지와 아이들' 출신의 양현석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YG엔터테인먼트의 상장 예정도 엔터주엔 또 하나의 활력소로 작용 중이다.
 
각 증권사의 기업분석보고서, 일명 증권사 리포트도 잘나가는 엔터주에 대해 빨리 쓸어담으라는 내용의 글로 채워져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최근 잇따라 터지고 있는 연예인 탈세·탈루 사건에서 볼 수 있듯 불투명한 회계처리가 언제든 엔터주의 발목을 잡을 수 있으니 이점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 엔터주, 연예인 인기=주가 상승
 
당분간 엔터주는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들 한다.
 
엔터주의 큰 형님격인 에스엠(041510)은 소녀시대와 슈퍼주니어, 샤이니 등 소속가수들을 앞세워 해외시장을 공략 중이다. 각 언론 매체 보도에 따르면 이들 가수들의 인기는 피부색이 다른 유럽에서도 통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이들의 인기는 곧 매출과 연결되고, 주가 상승을 이끈다. 사진이나 기사 등으로 보이는 이들의 인기가 사실이라면 국위선양은 물론, 에스엠의 또 한 단계의 도약을 이끌 것이다. 에스엠의 주가는 작년 5월 중순부터 본격 상승하기 시작해 올해만 연초대비 2배 이상 올랐다.
 
소속가수 비(본명 정지훈)을 내세운 가수 박진영의 JYP Ent.(035900) 역시 비의 국내외 활동을 주 수익원으로 엔터주에서 에스엠의 차기주자로 활약하고 있다. 과거 비의 '먹튀' 논란이 가중될 당시 제이튠엔터에서 JYP Ent.로 상호명까지 바꾸며 박진영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가수 비가 과거처럼 연예계에서 '히트'를 친 드라마나 노래를 없지만 JYP Ent.의 주가는 제이튠엔터 시절의 3배 정도나 뛰었다.
 
가수 아이유의 소속사이자 SK텔레콤(017670)이 든든한 후원자로 있는 로엔(016170)은 엔터 테마주에서 대장주 에스엠의 자리를 위협할 정도다. 로엔은 수익 구조가 음원수입이다. 얼마전까지 MBC의 '나는 가수다'로 짭짤한 재미를 봤던 로엔은 SK의 플렛폼 사업 분할건으로 모멘텀을 얻어 연중저점 대비 2배 이상의 주가 상승을 진행 중이다.
 
얼마전 탤런트 한예슬씨의 '반란(?)'에도 불구하고 주가 상승을 이어가고 있는 IHQ(003560)도 무시할 수 없다. IHQ는 소속 연예인만 조인성, 장혁, 김사랑, 문희준 등 60여명이 넘는 연예인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종편이 본격 개국해 다양한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이 신설된다면 IHQ가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시장에는 형성돼 있다. 주가 역시 두 달도 채 안돼 2배 가까이 급등했다.
 
내달 상장을 앞두고 있는 YG엔터테인먼트는 잠룡이다. 빅뱅과 2NE1 등 인기가수 보유하며 가요계에서 에스엠과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YG엔터는 투자자들에게 엔터주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끔 하는 충분한 요소로 작용 중이다. 특히, 에스엠을 제외한 대부분의 엔터주가 주식시장 뒷문으로 들어오는 우회상장을 선택했지만, YG엔터는 직상장을 택했기 때문에 더욱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송동헌 현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종편 도입으로 인한 채널간 시청률 경쟁, 활동 범위 확대 영향으로 기존 방송사 우위의 영업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소속 연예인을 많이 확보한 업체일수록 방송 제작, 편성 등에서 상대적 우위를 확보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창권 대우증권 연구원은 "엔터주의 경우 올 10월에 YG엔터의 상장과 에스엠의 미국 공연이 변수가 될 수 있다"며 "한류 저변을 확인하는 시점이 될 듯하다"고 내다봤다.
 
◇ 엔터주, 거품 끼긴 꼈다
 
현재 엔터주의 주가에 거품이 많이 꼈다는 의견도 있다. 주가는 미래를 먹고 산다고는 하지만, 반(反)한류 기류도 일본이나 중국 등지에서 목격되는 상황인데다, 실적이 뒷받침 되지 않는 상황에서 오른 주가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80~90년대 홍콩 르와르 영화의 몰락에서 보듯 아이돌들의 음악성보다는 외모나 춤으로만 한류를 이어가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치솟고 있는 주가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말이다.
 
실제 에스엠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406억원으로 전년대비 14.6% 떨어졌으며, 영업이익은 48억원으로 75.3%나 줄었다. 이는 상반기 일본의 대지진으로 인해 일본 매출 감소가 주된 영향이다. 그러나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까지 실적 개선 추이는 지켜봐야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스몰캡 팀장은 "현재 엔터주는 미디어 환경의 변화나 향후 기대감으로 상승 추세에 있긴 하나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분명 부담스럽게 올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최근 불거진 연예인 탈세 등의 문제가 연예계 전반의 퍼져 있을 가능성을 전제할 때 특히, 아이돌을 관리하는 소속사도 잠재적인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엔터주들의 불투명성이나 콘텐츠 부재 등을 지적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증권사들이 현재로선 달리는 말에 얹혀 갈 수밖에는 없는 상황일 것"이라고 귀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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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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